[단독] 이해욱 중대재해 8명 사망·임병용 `철근누락`… 잘잘못 따진다

박정일 2023. 9. 1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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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정경유착' 의혹에
GS건설 '순살아파트' 집중포화
잼버리 썩은계란 사태도 물을듯
가짜뉴스·임금체불 책임 등 거론
10대그룹 총수 줄소환에 초비상

올해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한 10대 그룹 대기업 대외관리 담당 임원은 진작 추석 연휴를 포기했다. 국정감사 증인 신청 명단에서 기업 이름을 빼거나, 그게 안되면 총수 대신 다른 경영진을 넣기 위해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중대재해법 2년차에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부실 운영 논란, 가짜뉴스 근절, '순살아파트' 부실시공 문제, 가격 인상 등 올해 국정감사에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줄줄이 불려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업들이 초비상 대응체제에 돌입했다. 지금부터 '1년 같은 한 달'을 어떻게 잘 넘기느냐에 따라 기업의 이미지는 물론 본인의 자리도 바뀔 수 있다.

12일 재계 등에 따르면 국정감사 증인 신청 명단 접수 마감이 임박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임병용 GS건설 부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과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이재용 회장에 대해서는 삼성전자 등의 전국경제인연합회 복귀에 따른 '정경유착' 재발 가능성에 대한 추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삼성 일부 계열사의 전경련 복귀가 확정되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정무위원들은 4대 그룹의 전경련 복귀 추진이 "신 정경유착 시대를 열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GS·DL 등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 업체 대거 포함=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기업들도 대거 증인 명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는 우선 지난해 1월 27일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이후 소속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7건 발생해 노동차 8명이 사망하는 등 최다 발생 기업이라는 오명을 쓴 DL이앤씨를 대표해 이해욱 회장을 증인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의 현장 조사에 따르면 DL이앤씨 전국 사업장 79곳 가운데 61곳(77.2%)에서 위반 사항 209건이 적발됐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 GS건설 임병용 부회장의 증인 출석은 거의 확정적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총대를 메고 '강력 처벌'을 선언한데다, LH 아파트 전반에 걸친 철근 누락 사태 파장으로 이어져 여전히 여론의 비난이 거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발생한 광주 화정아파트 붕괴 참사로 최익훈 대표(CEO)와 정익희 대표(CSO)가 함께 작년 국감에 출석했다. 화정 사고는 아직 행정 처분 여부가 확정되지 않는 등 이슈가 남아 있어 올해 또다시 최 대표 등이 증인 명단이 오를 지 주목된다.

이밖에 대우건설(4명), 현대엔지니어링(3명), SK에코플랜트(2명) 등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지난 6일 기아 오토랜드광명서 신차 테스트 중 작업자가 배터리에 깔려 숨진 사고와 관련해 송호성 기아 사장 또는 최준영 기아 부사장(최고안전책임자·CSO)을 부를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달 세아제강 군산공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30대 노동자가 숨진 사고와 관련해 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도 유력한 증인 후보다. 특히 김 대표는 지난해에도 국정감사에 출석해 재발 방지를 약속했는데도 또 다시 사고가 난 만큼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작년에 이어 올해 또 사망사고가 발생한 SPC의 허영인 회장도 증인 명단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SPC는 지난해 안전 관리 강화를 위해 3년간 총 1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아워홈 등 새만금 졸속 운영 질타 이어질 듯= 이번 국감의 또 다른 주요 이슈로는 새만금 잼버리 졸속 운영에 따른 책임 논란이 꼽힌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잼버리 사태와 관련해 GS리테일과 아워홈 대표이사에 대한 국감 증인 소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GS리테일의 경우 야영장에 편의점 매장을 독점 운영했는데, 상품 판매 가격이 시중가 보다 비싸다는 '바가지 영업' 논란을 빚었다.

아워홈은 잼버리의 식음 서비스 부문 공식 후원사로 스카우트 대원들의 밀박스와 운영요원들의 식사 공급을 맡았는데, 곰팡이가 핀 구운 계란을 공급한 데다 식사가 부실하다는 논란을 빚었다.

당시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질타가 이어졌던 만큼 이들 업체에 대한 집중포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통·플랫폼 불공정거래와 갑질 문제 논란이 있는 배달의민족을 비롯해 아디다스코리아 등 유통업체들의 줄소환도 예상된다. MBK파트너스가 bhc치킨 경영에 적극적으로 간섭하며 가맹점주에 원부자재 납품 폭리로 고수익을 내고 있다는 논란과 관련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박현종 bhc 회장의 소환도 이미 예고된 상황이다.

◇'가짜뉴스 근절' 추궁에 임금체불 등 논란도= 이 밖에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의 가짜뉴스 책임 문제도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최근 김만배-신학림 '거짓 인터뷰 대선 공작' 사건으로 정치권이 시끄러운 상황이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역시 6기 방통위 주요 과제로 포털뉴스 개혁을 꼽았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총수의 국감 출석을 최대한 막겠다는 분위기다.

이 밖에도 대유위니아그룹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직원들의 월급과 퇴직급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야당의 집중 추궁을 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지난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검찰 입장에서 (위니아전자 임금 체불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범죄 혐의를 밝혀 책임져야 할 사람이 찾겠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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