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초심잃은 예산시장 상인들 질타...“관심 뚝 떨어질 것”

백종원. 사진|백종원 유튜브

외식사업가 백종원이 초심을 잃은 예산시장 상인들에게 쓴소리를 쏟아냈다.

지난 11일 백종원의 유튜브 채널에 ‘초심 잃은 죄, 잔소리 1시간 형에 처함’이라는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 초반엔 백종원이 충남 예산군 예산시장 오픈 전 가게를 일일이 둘러보는 모습이 담겼다. 백종원은 카페 음료 메뉴며 가격을 체크하고 10잔을 통크게 마수걸이 해주는가 하면 겨울용 어묵을 고민하는 어묵집 사장, 최근 폭등한 야채가격에 석달째 적자인 고기튀김집 사장의 고민에 일일이 답해줬다.

며칠 후 오전 9시 예산 더본외식산업개발원에 예산시장과 삽교곱창거리 상인들이 모였다. 최근 유튜브에 “불친절하다”, “청결지켜달라”, “서비스에 실망했다” 등 불만 댓글이 늘어나자 백종원 대표가 긴급 소집했다. 그런데 삽교 곱창거리에서 2팀 밖에 안 와 본부장이 당황했다.

백종원 유튜브에 올라온 지역 시장 불만글. 사진|백종원 유튜브

백종원은 “잘 지내셨어요? 장사는 잘 되세요?”라고 인사한 뒤 “지금 장사 잘되는 곳도 있고, 안되는 곳도 있다. 그런데 아니라고 하겠지만 (영광이) 영원할 줄 아는 분들이 많다. 골목식당하면서 느끼기도 했다. 언제 바뀌냐 하면...”이라고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

이때 지각한 상인이 들어오자 백종원은 “지금 오는 분 뭐냐. 몇시에 만나기로 했어요? 나 서울서 (새벽) 5시에 일어나(왔다). 어제 미팅 끝나고 집에 (새벽) 2시 반에 들어갔다. 나보고 나쁜사람이라 해도 된다. 이런 약속 하나 못지키고”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다들 “걱정말라” “절대 그런 일 없다”고 자신하던 상인들이 차차 변해감을 지적했다.

백종원. 사진|백종원 유튜브

백종원은 “손님 응대 자신하던 사람들이 주방에서 쳐다도 안본다”며 “다음 지역 유튜브 나가는 순간 뚝 떨어진다. 지금 매출 올리는게 중요한게 아니다. 재방문 욕구를 부르는 친절함으로 단골을 만들 기회다. 그런데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음식을 판다. 심지어 음식 맛도 안보고 내고 있을걸?”이라고 귀신같은 지적을 쏟아냈다.

이어 “외지에서 한두시간 차 타고 온 사람들 얼마나 고맙나. 이런 사람들에게 눈 맞춰 인사해야 한다. 저렇게 장사하면 될 수밖에 없지, 누구나 인정할 친절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아직 시작도 안했다. 하루에 200만원, 300만원 파는게 중요하지 않다. 해봐야 6개월이다. 내가 손떼기 시작하는 순간 떨어진다. 다른 지역 유튜브 나가는 순간 맥없이 떨어질 것이다. 지금은 성공한게 아니라 붕 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백종원. 사진|백종원 유튜브

변해가는 상인들에게 답답한듯 백종원은 “사람들이 그런다. 네가 뭐가 아쉬워서(이런거 하냐고). 나는 아쉽다. 내 이름을 걸고 했으니 끝을 봐야할 거 아니냐”라며 “내가 오죽 답답했으면 이러냐. 그런데 시간도 못지키는 사람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백종원은 “제발 돌아가서 잘 생각해보세요. 여태까지 손님들한테 어떻게 장사했나”라며 1시간 가량 진심어린 잔소리를 쏟아냈다.

백종원은 이어진 인터뷰에서 “걱정이 돼서 그런다. 뭐 배신감 느껴가면서도 계속 해야지”라고 안타까워하며 “별의별 손님 많다. 정말 매너 없는 손님들 대하다 보면 화가 난다. 그러면서 서서히 무너진다. 이럴 때 한번씩 다잡아줘야 된다. 내 역할이 선생님 같고 부모 같은 역할”이라며 쓴소리 뒤, 외식사업 대선배의 묵묵한 진심을 드러냈다.

다행히 이날 이후 삽교 시장 6가게는 위생 등급 검사에서 전부 매우 우수 등급을 받았다. 백종원은 곱삽교 곱창거리 가게를 다시 돌아보며 “처음엔 쉬운데 등급 유지가 중요하다. 항상 관리 잘하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인구 감소와 그에 따른 지방 소멸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백종원은 고향 예산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예산군과 힘을 모아 올봄 예산시장 프로젝트를 통해 시장을 되살렸다. 이후 삽교 곱창거리도 추가로 열었다. 최근에는 맥주축제로 전국 관광객들을 불러모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