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입장문 판박이' 대전교사 가해 학부모 '논란'…"손이 친구 뺨에 맞아"

끝까지 교사 비난에 누리꾼 분노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를 당해 괴로워 하던 중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초등학교 교사와 관련, 악성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가 입장문을 올려 비난을 받고 있다. /대전=최영규 기자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를 당해 괴로워 하던 중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초등학교 교사와 관련, 악성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가 입장문을 올려 비난을 받고 있다.

이 학부모는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기 위해 입장문을 올렸다고 주장했지만 비슷한 처지인 주호민 작가와 마찬가지로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대전 모 초등학교 학부모 A씨는 12일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본인 신분을 밝히고 게시글을 올렸다.

A씨는 "2019년 1학기 초부터 아이의 행동이 이상했다"며 "2학기가 끝나갈 무렵 틱장애 증상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적었다.

이어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해보니 아이가 교장실에 갔더라"며 "같은 반 친구와 놀다가 손이 친구 뺨에 맞았고, 선생님이 제 아이와 뺨을 맞은 친구를 반 아이들 앞에 서게 해 사과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숨진 교사에게 '인민재판식 처벌방식'을 지양하고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할 것을 요구했지만 무시당해 고소할 수 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숨진 교사가 학생들 앞에 아이를 홀로 세워두고 어떤 벌을 받으면 좋을지 한 사람씩 의견을 물은 것이 인민재판식 처벌이라고 주장한다.

숨진 교사가 학대 행위를 해서 고발했다는 얘기다.

A씨의 입장문은 주호민 작가의 입장문과 상당히 유사하다. 주 작가 역시 2차 입장문에서 "다른 아이를 향한 감정적 비난의 말도 담겨있었다"며 교사를 비난한 바 있다.

A씨는 "아이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선생님도 약속을 지키지 않아 정서적 아동학대 신고를 결정했다"며 "학폭위를 열어 선생님 담임 배제와 아이와 다른 층 배정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고 거듭 밝히면서도 "반말하거나, 퇴근길에 기다렸다 괴롭히거나, 길거리에 못 돌아다니게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부분 역시 주 작가의 입장문과 흡사하다. 주 작가는 입장문에서 "상대 선생님이 교사로서 장애 아이에게 잘못된 행동을 한 과오가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며 학교가 고소를 권해 고소를 했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 해당 초등학교는 <더팩트>에 "명백하게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누리꾼들은 "돌아가신 선생님이 불쌍하다", "악성 민원을 인증했다", "주호민이 입장문을 또 쓴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당 교사는 지난 5일 대전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이틀 뒤인 7일 숨을 거뒀다. 1년 여의 조사 끝에 결국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큰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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