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인선 지연에 R&D 예산 감축까지…빛 바랜 대덕특구 5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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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과학기술 1번지'로 통하는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잦은 기관장 인선 지연과 연구개발(R&D) 예산 감축 등으로 빛바랜 50주년을 맞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 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재선·유성갑)은 "출연연·KAIST 등 R&D 인프라가 집적된 지역 연구 생태계가 훼손될 것"이라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예산 삭감에 대해) 집중적으로 따져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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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감축에 과기계 냉랭…잦은 기관장 재공모로 사기 하락
이상민 "과학도시 위상 추락"·조승래 "연구 생태계 훼손" 비판
'한국 과학기술 1번지'로 통하는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잦은 기관장 인선 지연과 연구개발(R&D) 예산 감축 등으로 빛바랜 50주년을 맞고 있다.
과학기술 불모지나 다름없던 대한민국에 수많은 성과를 안겼지만, 33년 만에 예산이 삭감될 위기에 처하면서 연구 사기가 크게 저하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낮은 처우로 우수 연구자들이 대거 이탈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개선하기는커녕 연구기관을 이끌 수장도 제때 선임하지 않아 사실상 뒷전 신세가 됐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있다.
12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대덕특구 50주년 기념행사가 내달 중순 개최될 예정이다. 일찌감치 계획했던 기념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윤석열 대통령 참석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으면서 세부 일정 조율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기념식과 별도로 성과전시회와 기술사업화 박람회 등은 내달 중순 개최를 목표로 준비에 한창인 상황이다.
다수의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집적된 대덕특구는 1973년 출범해 올해 50주년을 맞았다. 2세대 통신기술 CDMA 세계 최초 상용화, 1가구 1전화 시대를 연 전전자교환기, 국내 첫 인공위성 우리별 1호, 국산 로켓 누리호 등 수많은 성과의 중심에도 대덕특구가 있었다.
과기계는 연초 '대덕이 담은 50년, 미래를 잇는 50년'이라는 새 슬로건을 선포하고 과학자들의 자긍심을 고취하려 했지만, 올초부터 기념사업 예산이 신청 대비 '반의 반토막'으로 쪼개지면서 시작부터 아쉬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출연연의 사기를 진작할 처우 개선 움직임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고, 엎친 데 덮친 격 내년도 R&D 예산이 올해보다 16.6% 삭감되면서 과기계의 한숨도 깊어졌다.
출연연을 이끌 기관장 선임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원장 후보 3배수를 뽑은 뒤에도 재공모 절차에 착수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사실상 리더십 공백 사태가 빈번한 상황이다. 윤 정부 출범 1년간 재공모 통보를 받은 출연연은 표준과학연구원 등 세 곳으로, 문재인 정부 5년간 원장 재공모 사례가 세 차례였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선 과정에서 등장했던 과학기술부총리가 정부 출범 후 자취를 감췄고, 과기계가 줄기차게 요구했던 과학기술수석도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 같은 홀대는 예견된 일이나 다름없었다는 지적도 있다.
과기계에 냉랭한 기류가 가시지 않으면서 내달 예정된 50주년 기념식이 반쪽 행사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과기계 단체가 대규모 연대를 맺고 R&D 예산 삭감 저지 행동에 나선 만큼, 정부와 과기계 간 갈등도 증폭되는 실정이다.
이상민 의원(5선·유성을)은 "정부의 예산 삭감은 연구의 연속성을 무시한 처사이자 과학도시 대전의 위상을 추락시킬 것"이라며 "과학기술인들의 자존심을 묵살하고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 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재선·유성갑)은 "출연연·KAIST 등 R&D 인프라가 집적된 지역 연구 생태계가 훼손될 것"이라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예산 삭감에 대해) 집중적으로 따져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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