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김정은 방러 수행단…무기거래·경제협력에 초점
이번엔 軍 서열1·2위 등 군부 인사 대거 동행
해군사령관 대동, 해상연합군사훈련 합의 전망
러 건설현장서 일하는 北 노동자 송출 논의 우려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방러 수행단이 군사·경제 관련 인물들로 채워져 과거와 비교된다. 2019년 4월 북러 정상회담 당시 수행단은 북미 정상 간 ‘하노이 노딜’ 직후였던터라 외교라인이 중심이었다. 북러 정상회담은 이르면 13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軍 서열 1·2위에 군수 책임자도 포함
이번 김 위원장 수행단에는 군 서열 1·2위인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을 비롯해 군수 조달 책임자인 조춘룡 당 군수공업부장도 동행한 것으로 보인다. 또 강순남 국방상, 김명식 해군사령관도 포함됐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북한과 러시아가 이미 지난 7월부터 정상회담을 준비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방북 이후 김 위원장의 군 관련 현지지도에서 주목받았던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박정천은 지난해 12월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에서 거의 대부분 보직에서 해임된 뒤 8개월 만에 군수공장에서 모습을 드러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조춘룡은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할 수 있는 재래식 포탄 등의 생산을 책임지고 있다.
해군사령관 동행, 연합훈련 ‘합의’ 가능성
김명식 해군사령관 역시 지난 8월부터 부쩍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김 위원장의 해군 동해함대 근위 제2수상함전대 시찰, 해군절 계기 각종 기념행사, 새 잠수함인 ‘전술핵공격잠수함’(김근옥영웅함)의 진수식 때 모두 지근거리에서 수행했다.
이는 러시아가 쇼이구 장관을 통해 북한에 해상연합훈련을 제안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의 해군 관련 행보는 2016년 이후 처음 이었다. 평소 해군절을 챙기지 않던 과거와 달리 지난 8월 28일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처음으로 해군절에 해군 부대를 찾았다.
이는 북한이 러시아와의 해상연합훈련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최종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김명식은 김명식은 북한이 재래식 무기를 건네는 대가로 챙길 수 있는 핵추진잠수함 기술 확보를 위한 핵심 관계자다. 김 위원장은 최근 수중에서 ‘핵 공격’이 가능한 잠수함을 공개하며 핵추진 잠수함도 도입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김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1500㎞ 정도 떨어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시찰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 때문에 박태성을 데려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곳은 러시아가 임대 중인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 건설한 첨단 우주기지다.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는 당초 유력 행선지로 꼽힌 블라디보스토크가 아닌 북쪽 또 다른 지역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파악돼 보스토치니 등에서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제협력·北 노동자 파견도 논의할 듯
이와 함께 수행단에는 오수용 경제부장과 건설 담당 박훈 내각 부총리 등이 포함됐다. 북러 정상회담 테이블에 경제협력과 식량 지원 문제도 의제로 올라갈 것으로 점쳐지는 대목이다.
북한은 대북제재 장기화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국경봉쇄로 식량난이 악화했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해외에 파견된 자국 노동자가 송환돼 외화벌이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청년층이 많이 투입돼 노동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북한 인력이 필요하다.
이처럼 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이슈여서 유엔 대북제재 결의 위반 사항임에도 북러가 북한 노동자 파견 확대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통일부 당국자도 박훈 부총리가 건설 담당이라는 점을 들어 러시아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 송출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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