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광장] 시니어 캠퍼스를 만들자
이 공간의 활용방안을 두고 학교 아파트(학교에 고층아파트를 지어 학부모가 아이들 졸업할 때까지 저비용의 임대아파트에서 거주), 학교 요양원(운동장이 있는 공간에서 운동을 하고 식물을 키우며 반려동물과 산책도 가능) 등을 제시한 바 있는데 사회적인 반향도 컸다. 그런데 이번에 교육청의 학령인구 추계를 보면 인프라 공급 속도가 엄청나서 더 다양한 활용방안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
지방자치제가 도입되고 많은 지방정부에서 도서관을 만들었다. 하지만 선진국과 비교해보면 도서관의 수준이 차이가 많이 난다. 규모와 건축미, 인테리어, 공간 활용방안 등을 보면 과연 한국이 선진국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빌 게이츠는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이 동네 도서관"이라고 했을 정도로 미국은 도서관 인프라가 좋다. 소설가 박완서 선생도 어린 시절, 경성부립도서관(남산도서관)에서 레미제라블을 읽으며 "그런 곳이 있으리라고는 꿈도 못 꿔본 별천지"였다고 회고했다. 그를 대문호로 만든 것도 도서관이다.
교육부는 현재 16만명가량인 외국인 유학생을 30만명까지 늘리는 계획을 세웠다. 전국 430개 대학이 부족한 학생을 채우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으나 결국 한계대학은 문을 닫게 되어 있다. 우리 대학들이 경쟁력을 키워서 더 많은 해외유학생을 받아들이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 많은 대학이 다 가능한 것은 아니다. 시선을 돌려서 이 시대를 보면 지금은 평생학습자의 시대다.
한국의 숙년(중년부터 노년 사이의 60대와 70대) 인구는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을 위해 우리가 갖고 있는 인프라는 경로당, 노인대학 등이다.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해외여행이나 골프를 하고, 여유가 없으면 산과 당구장에서 시간을 보낸다. 지금 은퇴를 하고 있는 베이비부머들은 학력과 자산 그리고 건강 여러 면에서 그 전의 세대와 다르다. 그런데 집에 있으면 할 일이 없고, 나가서는 갈 데가 없으면 개인은 불행하고 사회는 손해다. 이로 인해 생기는 각종 질병과 갈등을 사회가 다 감당해야 한다.
앞으로 쏟아지는 도심 폐교를 시니어 캠퍼스로 활용하자. 캠퍼스에 도서관은 기본이다. 캠퍼스 생활로 돌아가 학교에서 가벼운 운동도 하고, 수업도 듣고, 스스로 프로그램을 짜서 배우고 즐기고 발표하고, 창업·창직도 하고, 서로 공감하면서 공유하는 공간으로 만들었으면 한다.
인구의 급격한 감소는 다음 세대의 부담을 키운다는 점에서 비관적 요소이지만 급격한 도시화로 공원, 도서관, 시민회관, 문화센터 등 공공인프라가 부족한 우리나라에는 새로운 기회이다. 아침에 일어나 캠퍼스로 가서 여러 가지 시민활동을 하고 저녁에 즐거운 마음으로 귀가하는 행복 인프라를 조성하자. 숙년기 인생의 건강수명, 행복수명이 늘어나면 미래세대의 부담도 줄어든다.
일본의 지방 대학들은 18세 학령인구의 진학에 의존하는 경영체질을 바꾸었다. 대학을 여러 연령층의 세대가 함께 배우는 공간으로 바꾸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는 세 번째 인생기를 위한 대학(University of The Third Age)을 반세기 전부터 운영해왔다. 특히 영국에서는 후반 인생의 학습조직운동으로 1000개 이상의 U3A에서 40만명 이상이 공부를 즐기고 있다. 전국의 폐교를 U3A로 만들자.
민병두 보험연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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