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볼빙 `고금리 덫`… 쉽다고 덜컥 쓰다 낭패

임성원 2023. 9. 1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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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창구로 최대 연 18% 달해
카드론 등 매월 20일 공시 계획
서울 시내 한 시장에 붙은 카드사 안내 표시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민들의 급전 창구인 카드사들의 결제성 리볼빙 이자가 최고 연 1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일시적으로 결제 대금이 부족할 때 신용점수 관리 목적으로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잘못 이용할 경우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카드사 간 리볼빙 수수료율 인하를 유도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오는 20일부터 카드대출과 리볼빙 금리에 대한 비교 공시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평균 수수료율은 15.43~17.80%로 집계됐다. 카드사별로는 롯데카드가 17.80%로 가장 높았다. 이어 △KB국민카드 17.44% △신한카드 16.89% △현대카드 16.59% △하나카드 16.05% △삼성카드 15.69% △우리카드 15.43% 순이었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사용대금 금액의 일부만 갚고, 나머지 결제금액은 다음 달로 이월해 결제하는 일부금액이월약정 제도다. 가령 이달 200만원의 카드값이 예상돼 10% 리볼빙을 신청하면 이달은 20만원만 결제되고 나머지 금액(280만원)에 대한 결제는 다음 달로 미룰 수 있다.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면 일시적으로 카드값 연체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만 채무상환(이월 원금)과 수수료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카드사의 리볼빙 관련 프로모션을 통해 서비스에 가입했다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결제액이 수백, 수천만원 단위로 불어나는 부작용도 있다. 계좌에 결제대금 이상의 잔액이 있음에도 리볼빙 서비스를 신청한 이후에 금액이 자동으로 이월되면서 결제금액이 불어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앞으로 리볼빙과 함께 카드론 및 현금서비스 등 카드대출의 금리를 신용점수별로 매월 20일 공시하도록 했다. 여신협회는 오는 20일부터 새로운 신용카드 상품 공시 시스템을 출시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카드대출과 리볼빙은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은행 등 다른 대출 상품에 비해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며 "다양하고 적시성 있는 금리 정보를 제공하며 소비자들의 선택권 보장과 자율적인 금리 경쟁을 유도하겠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우선 카드사 대출 관련 금리 세부 내역을 알기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기존에 금리 세부 내역의 공시 기준인 '표준등급(카드사별 내부 등급을 표준화)'에서 '신용점수'로 변경된다. 소비자들은 신용점수별로 공시가 돼 본인의 등급을 알 수 있다.

또한 '금리 상세보기' 공시에 카드사들의 주요 조달 수단인 카드채 금리 항목을 추가했다. 리볼빙 수수료율도 카드론 및 현금서비스와 동일하게 '금리 상세보기' 공시를 신설했다. 이에 리볼빙 수수료율의 기준 가격(할인 전 수수료율)과 조정 금리(마케팅 할인수수료율 등)를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저신용자에 대한 평균금리를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신용점수 700점 이하인 회원에 대한 평균 취급금리도 추가로 공시한다.

신용카드 상품 공시 시스템의 접근성과 편의성도 높였다. 금감원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 홈페이지에서 '신용카드상품 공시 시스템'으로 바로 연결되는 아이콘을 신설했다. 회사별 카드대출 및 리볼빙의 평균 금리를 한 화면에 볼 수 있는 요약 화면이 마련됐다. 요약 화면의 상품명을 클릭하면 신용점수별 금리 조회 화면으로 이동할 수 있다. 현재 무작위로 나열돼 있는 '신용카드 공시 시스템'의 세부 메뉴도 보기 쉽게 재배치했다.

소비자가 최신의 현금서비스 금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금리 공시주기도 분기에서 월 단위로 단축했다. 현금서비스 및 리볼빙의 금리 공시일은 매월 말에서 20일로 변경된다. 소비자들이 과거와 현재의 금리 수준 차이, 변동 추이 등을 비교할 수 있도록 과거 시점의 금리 자료를 공시한다.

금감원은 "여신금융협회와 함께 공시 항목의 적합성 등을 계속 점검할 것"이라며 "미흡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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