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고독사' 현장 따라가보니 [보니보니]
기자가 직접 만나보고 들어보고 체험도 해봅니다. 3대 보니, 정보니 나왔습니다. 오늘은 어떤 보니인가요?
[기자]
오늘은 따라가보니입니다. 갈수록 늘어가는 고독사 문제를 취재했는데요. 특수청소부가 청소하는 고독사 현장을 따라가서 함께 청소하고 왔습니다.
[앵커]
쉽지 않은 현장이었을 것으로 보여요. 어떤 현장이었는지 좀 더 알 수 있을까요?
[기자]
한 60대 남성이 숨진 지 2주 정도 된 현장입니다. 이미 부패가 많이 진행됐던 상태에서 발견됐는지 상황이 상당히 참혹했습니다.
[앵커]
시간이 꽤 지난 다음에 발견된 거군요. 요즘 이런 사회적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어제도 전주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 40대 여성, 그리고 그 옆에 굶어서 쓰러져 있던 아이 소식을 전해드렸거든요.
[앵커]
힘든 현장이었을 텐데, 따라가보니, 함께 보시죠.
+++
[앵커]
처음 하는 사람이 쉽게 할 수 없는 그런 특수 청소이기도 한데, 정보니 어땠습니까?
[기자]
마음이 정말 안 좋았고, 저 때는 이 현장을 고인에게 예를 갖추면서 얼른 치워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이게 또 입주민들 모르게 얼른 치워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앵커]
공동주택인 경우에는 아무래도 여러 문제로 예민할 수 있겠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나중에 현장을 나와서야 온몸에 냄새가 밴 게 느껴지고 자기 전에 안 좋았던 모습들이 좀 떠오르더라고요.
[앵커]
고생 많았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고독사 한 사람이 2,650여 명에 달한다는데, 생각보다 정말 많습니다. 원인이 뭘까요?
[기자]
1인 가족의 증가와 사회적 관계의 단절, 경제적 빈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심각한 건 고독사와 극단적 선택의 연관성이 굉장히 크다는 겁니다. 혹시 이번 주가 세계 자살 예방 주간인 거 알고 계셨나요?
[앵커]
잘 모르고 지나가죠.
[기자]
저도 사실 이번에 취재하면서 알게 된 날인데요. 고독사 위험에 놓인 사람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고독사 실태를 조사한 것에 따르면, 20대의 경우에는 절반 넘게 가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고독사였습니다. 전체로 봤을 때는 대여섯 명 중 한 명꼴이었고요. 제가 청소한 현장에서 나온 메모가 나올 텐데.
[그동안의 방황은 끝내자. 오늘은 꼭 자야 한다. 내일 새 출발을 위해서]
고인도 이렇게 다짐하고 이겨내 보려고 노력을 많이 한 것 같아요. 그 사이에 누군가 진심 어린 관심을 가졌더라면, 이렇게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진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앵커]
앞서 영상에서도 상담 같은 게 필요하지 않냐 하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상담 이런 부분들은 효과가 어떻습니까?
[기자]
안타깝게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꽤 있었습니다. 김새별 특수청소부가 얼마 전 한 청년의 유품을 정리할 때 전화기를 봤다고 하는데요. 밤새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에 전화했는데, 단 한 건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보통은 밤부터 새벽 시간대에 가장 우울감을 많이 느낀다고 하는데, 이때 근무하는 상담사 인원이 너무 적다고 합니다. 보건복지부는 2027년까지 1393 응대율을 90%까지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정책도 정책이지만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주변을 돌아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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