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중 회담 앞세워 북중러 밀착 끊는다
김정은 이어 시진핑과 회담 추진
윤 대통령, 中 역할론 재차 강조
美日과 함께 대북 압박 나설 듯
한미일 간 북핵 공조가 최고조로 강화된 가운데 이에 위기감을 공유한 북중러 간 3각 축도 갈수록 견고함이 더해지는 양상을 띠면서 윤 대통령이 직접 중국을 거론하면서 한일중 간 협력구도를 한미일 간 공조축으로 연계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기존 한미일 북핵공조 3각 축을 토대로 한일중 정상회의 추진 의사까지 분명히 함으로써 대북압박 강도를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러시아 측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을 추진하는 등 중국이 한반도 안보정세에 있어 일종의 정치적 캐스팅보트를 쥔 형국이다. 다만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지속하고 있는 러시아 입장에서 중국의 경제적 지원과 북한의 군사물자 지원이 필요한 터라 북중러 공조가 필요하지만 중국 입장에선 다른 계산을 할 수 있어 향후 한반도 지정학적 구도 변동성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이번 순방 기간에 리창 중국 총리와 기시다 일본 총리는 한중일 정상회의 재개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며 "한국은 의장국으로서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와 인도 순방 기간 '한일중 정상회의'라고 언급했던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선 '한중일 정상회의'라고 표현, 중국에 다소 열린 태도를 보였다.
순방에서 중국의 리창 총리를 만난 것을 언급한 윤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은 공히 다자주의, 자유무역주의를 강력히 지지해왔다"며 "그 전제가 되는 규범에 입각한 국제질서 구축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고 말해 중국과의 협력 강화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러시아도 중국과 최고위급 회담을 추진하고 있어 중국과 러시아 간 연대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장궈칭 중국 부총리와 회동을 통해 연내로 예정된 중러 최고위급 회담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에서 푸틴 대통령과 장 부총리는 향후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추진을 타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임박한 상황에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까지 타진하는 푸틴 대통령이 북한과 중국을 아우르는 연대를 추진하겠다는 그림이 가시화되는 것이다.
러시아의 이러한 움직임 속에 윤 대통령은 한중 관계에 있어 중국의 역할론을 부각시키고 있다. 북한 핵 위협이 대한민국에는 실존적 위협이라는 명분으로, 북한 문제가 한중 관계에 걸림돌이 되어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힌 윤 대통령은 북핵 문제가 심각해질수록 한미일 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에 대해 대립보다 협력 뉘앙스를 풍긴 윤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 없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의 책임 있는 행동 강조로 견제구를 날렸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을 만나 북러 정상회담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측되는 무기거래 등에 대해 "유엔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 그리고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 간의 정상회담에 여러 이유로 많은 나라들이 우려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 있는 행동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외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13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인근 하바롭스크주 산업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수호이 전투기 생산 공장도 방문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다양한 군사협력 방안 논의가 유력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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