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규 감독 "배성우 부분 실존 인물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을 정도로 편집" [인터뷰M]
대한민국 영화사의 역사적인 영화 '은행나무 침대',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로 멜로, 첩보, 전쟁 장르까지 섭렵한 강제규 감독이 신작 '1947 보스톤'으로 돌아왔다.
영화의 촬영을 마친 건 2020년 1월, 그러나 코로나와 이후에 있었던 배성우의 음주운전 논란으로 인해 개봉이 미뤄져 이제야 개봉을 하게 된 것에 대해 강 감독은 "만감이 교차했다. 그나마 지금이라도 이 시기에 개봉할 수 있게 된 건 다행"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코로나 시기의 다른 영화의 상황을 보며 절망적이라는 생각을 했다는 강 감독은 "거기에 OTT까지 확장되며 환경이 더 어려워지고, 그 사이 관객의 관람 패턴도 바뀌고, 관람료도 오르고 극장의 문턱과 허들이 높아지더라. 예전에는 그냥 봐줄 만하다던 영화도 요즘은 안 보게 되더라. 몇 년에 걸쳐 바뀔 문화가 너무 빨리 변화하니 당황스러웠다. 영화의 흥행이 문제가 아니라 관객이 원하는 영화를 주지 못할 수 있다는, 어쩌면 싫어하는 영화를 줄 수 있다는 절박함도 생겼다"며 솔직한 마음을 고백하며 미운털이 박힐 정도로 녹음, 편집실에서 이랬다 저랬다 판단을 바꾸며 수 없이 후반작업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특히나 배우로 인한 마음 아픈 일을 겪었을 때에는 "영화 하면서 처음으로 그런 일을 당했다. 모든 스태프들이 다 한 마음으로 상심이 컸고 그런 상황에서는 한동안 아무 작업도 못했다.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주변에 비슷한 일을 겪은 감독들과 같이 소주도 마시며 '이걸 어쩌면 좋겠냐'며 상의도 했다."며 상심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를 털어놨다.
그랬던 강 감독이 다시 마음을 붙들게 된 건 영화 속 주인공 손기정, 남승룡, 서윤복 선생 때문이었단다. "배우들이 재현하긴 했지만 이야기의 본질은 세 선생님의 삶의 도전 아닌가. 배우의 실수나 일탈 때문에 편집을 해서 이야기를 많이 변형시키는 게 감독으로 해야 될 일인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봤다. 당시 주변의 충고도 참고해서 세 분 선생님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재편집을 하였다."며 배성우의 분량은 과하지 않게 적당량 편집되었음을 알렸다.
대학 때부터 스포츠 영화에 관심이 있었다는 강 감독이었지만 처음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받고서는 당시의 상황을 자신이 몰랐다는 사실에 많이 부끄러웠다고 한다. "그런 아픔을 겪은 손기정과, 그 와중에 후배를 키우려는 남승룡, 천재 마라토너 신윤복의 조합은 거짓말 같았다. 영화를 위해 일부러 만들어 낸 이야기인가 싶을 정도로 너무 잘 짜인 이야기 같아서 자료를 찾아봤다. 이 세분의 이야기는 각 인물별로 영화 한편씩 만들어도 될 정도이고, 이 전체 이야기는 OTT에서 8~10회 분량의 시리즈로 만들어도 될 정도로 주변 이야기가 무궁무진한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를 제가 연출하게 된 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영화의 모델이 된 실존 인물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충분히 애국심과 감동을 자아낼 수 있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억지로 감정을 자극하지 않는 조심스러운 연출이었다. 강 감독은 "영화를 준비할 때부터 주변에서 우려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최대한 젊은이들이 거부감을 덜 가지고 볼 수 있게끔 어투, 행동에서 시대감을 상쇄시켰다."라며 연출 포인트를 알리며 "가공과 비가공이 좋은 국뽕과 안 좋은 국뽕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감정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위적으로 강요하는 건 안 좋은 국뽕 같다. 역사적으로 있는 사실을 담대하게 그리는 건 착한 국뽕이라 생각한다. 연출할 때 그 부분에 굉장히 조심했다. 과유불급으로 부담 가지지 않게 하려 했다."며 생각을 밝혔다.
강 감독은 "어렵거나 힘들 때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 그들은 여러 곤란과 가난이 있던 시절에 뭘 꿈꾸고 뭘 하려 했을까. 마라토너는 달리는 사람이니까 이걸 통해 꿈을 성취하고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에게 꿈과 희망이 되려는 이상을 품었을 것. 에필로그에도 나오는데 '정치하는 사람들이 독립운동이다 뭐다 해도 외신에 신문 한 줄 나지 못하는데 두 시간 만에 세계를 제패한 게 전 매스컴에 알렸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우리가 힘들 시절에 각자가 맡은 소임을 열심히 하는 게 얼마나 훌륭한 일인가를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영화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이야기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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