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가가 출생등록한 영아 10년간 2255명

조희연 2023. 9. 1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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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으로부터 버려졌다가 국가가 성·본을 창설해 준 유기 영아가 지난 10년간 2200명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일 전북 전주의 한 빌라에서 숨진 40대 여성의 곁에서 발견된 출생미등록 아동에 대해서도 전주시가 직접 출생신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법 제781조와 가족관계등록법 제52조는 기아가 발견되면 지자체장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영아의 성과 본을 창설하고, 이름과 등록기준지를 정해 가족관계등록부에 기록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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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없어 지자체가 성·본 창설
부모 찾아 정정된 사례 35건뿐

가족으로부터 버려졌다가 국가가 성·본을 창설해 준 유기 영아가 지난 10년간 2200명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일 전북 전주의 한 빌라에서 숨진 40대 여성의 곁에서 발견된 출생미등록 아동에 대해서도 전주시가 직접 출생신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 시내의 한 구청에 놓인 출생신고서. 뉴스1
12일 대법원이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가 부모를 대신해 기아(棄兒·버려진 아이)의 출생등록을 해 준 경우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2255건을 기록했다. <관련기사 8면>

부모나 보호책임이 있는 사람이 버린 아이를 기아라고 부른다. ‘전주 빌라’ 사건처럼 아이 생부가 확인되지 않고 생모의 친인척 또한 친권을 포기한 아동도 현행법상 기아로 분류한다. 민법 제781조와 가족관계등록법 제52조는 기아가 발견되면 지자체장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영아의 성과 본을 창설하고, 이름과 등록기준지를 정해 가족관계등록부에 기록하도록 한다. 부모를 알 수 없는 이들이 새로운 일가(一家)를 창립하게 되는 것이다. 

일가를 창립한 이들 중 추후 생부모를 찾아 성·본이 정정된 사례는 단 35건(1.6%)뿐이었다. 지난 50년으로 기간을 늘리면 지자체가 출생등록한 기아는 총 10만6790건, 이후 가족을 찾아 새로 출생신고를 한 사례는 162건(0.2%)에 그쳤다.

유기됐다 살아남아 가족관계등록부에 자신의 이름만 덩그러니 새겨진 이들은 세상에도 홀로 남겨진 고립감을 느낀다. 조윤환 고아권익연대 대표는 “시설에 있는 아이 중 부모를 아는 아이들은 ‘열심히 살면 다시 엄마·아빠에게 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지만, 부모를 모르는 아이들은 그런 희망조차 갖지 못한다”고 말했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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