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메시는 탁구를 치고 있다"…중국, 평창亞선수권 금메달 싹쓸이
한국 '노 골드', 2022 항저우아시아경기대회 빨간불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한때 유행했던 퀴즈가 하나 있다. '중국이 축구를 못 하는 이유는?' 중국은 10억 명 이상의 인구를 갖추고 있지만 이상하리만큼 축구는 아시아에서도 뒤처졌다. 실제로 중국 축구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런데, 누군가가 말한 답이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다. "중국의 메시들은 탁구를 치고 있다."
한국 탁구대표팀이 3일부터 10일까지 강원도 평창돔에서 펼쳐진 2023 평창 사이사탁구선수권대회에서 '노 골드'에 그쳤다. 7개 종목에서 단 하나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했다. 홈 이점을 바탕으로 '중국 격파'를 외쳤지만 역부족을 실감했다. 은메달 1개 동메달 4개에 머물렀다.
2년 전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된 아시아선수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거머쥐었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참가하지 않았고, 좋은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중국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부진한 성적에 그쳤다. 만리장성의 높은 벽을 다시 한번 느낄 수밖에 없었다.
2022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 전초전 성격의 이번 대회에서 '중국 독주'를 막지 못했다. 중요한 경기에서 번번이 중국 선수들에게 가로막혔다. 기본적인 실력에서 뒤졌고, 선수층도 훨씬 얇아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남녀 단식에서 8강에 오른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고, 아시아경기대회 전략 종목으로 키운 혼합복식 세계랭킹 1위 신유빈-임종훈 조도 준결승전에서 중국의 량진쿤-치엔티엔 조에게 세트 점수 0-3으로 완패했다.
중국의 탁구 저변과 국제 대회 경쟁력은 정평이 나 있다. 탁구 인구가 5000만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고, 클럽 시스템도 매우 체계적으로 구축됐다. 엘리트로 뛰는 선수가 2000여 명에 달하고, 전문 선수 육성 탁구 학교를 두고 있기도 하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기량을 공유하고, 새로운 기술 개발 투자도 펼쳐 오랫동안 정상을 지켜 왔다. 유럽 축구의 선진 클럽 시스템 속에서 리오넬 메시 같은 '천재'가 나타난 것처럼, 세계 최고의 탁구 시스템을 갖춘 중국에서 세계적인 선수가 나오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닐다. 어쩌면 진짜로 '중국의 메시'는 탁구를 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중국 응원단(위), 마롱(중간), 신유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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