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이었던 프랭크역에 류승범 선택…주먹 하나를 해도 폼이 나와”[인터뷰]
가족에 대한 이야기 마음에 들어 시리즈물 첫 도전
좋은 액션은 이야기와 캐릭터의 감정이 묻어나야
시즌2 제안 온다면 더 업그레이드된 화면 나올 것
디즈니플러스의 최대 히트작인 <무빙>이 다음주면 막을 내린다. 강풀 작가의 인기 동명 웹툰을 실사화한 이 시리즈는 밀도 있고 감각적인 화면 연출, 캐릭터의 서사에 맞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독특한 이야기 전개 방식 등으로 원작의 매력을 잘 살렸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12일 <무빙>의 박인제 감독을 만나 인터뷰했다.
박 감독은 영화 쪽에서 주로 활동해왔다. 전작으로 <특별시민> <모비딕> 등이 있다. 20부작이라는 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리즈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기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돼서 대본을 받았는데,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조금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는 욕망도 있었다. 하늘을 나는 것 등은 할리우드 영화에는 많이 나오지만 우리는 별로 없었으니까,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18세 관람가인 <무빙>은 회차마다 수위 높은 액션 신을 보여주고 있다. 무한재생능력자인 장주원(류승룡)이 100명의 조폭들과 싸우는 에피소드에서는 신체 일부가 절단되는 등 고어 영화에 가까운 장면들이 내내 이어지기도 한다. 박 감독은 “주원의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선 (신체) 어딘가가 찢어져야 했다. 소리만 갖고는 할 수 없었다. 수위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했다.
미국에서 파견된 청부살해업자 프랭크(류승범)가 장주원을 살해하기 위해 탑차를 몰고 좁은 골목길을 질주하는 장면을 프랭크의 시점에서 꽤 긴 시간 동안 보여주는 독특한 연출도 한다. 박 감독은 “좋은 액션은 이야기와 캐릭터의 감정이 묻어나는 것”이라며 “프랭크가 운전하는 장면은 프랭크의 지치고, 하지만 임무는 수행해야 하고, 빨리 일을 끝내고 가고 싶고 이런 절박함을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인 프랭크는 시나리오에서는 백인으로 설정돼 있었다. “백인에게 무술을 시키고, 한국말도 어설프게 하게 만들 자신이 없었다. 스턴트맨을 쓸 수도 있었지만 그 경우 연기가 (충족이) 안 되는데, 프랭크는 모호한 연기를 해야 했다. 액션 스쿨에 백인이 없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결국 류승범 배우를 캐스팅했는데, 류 배우는 무술팀들이 제일 만나고 싶어 하고 존경하는 배우다. 약간 타고난 게 있다. 주먹 하나를 해도 폼이 나온다고 해야 되나.”
<무빙>의 타이틀은 회차마다 바뀐다. 희수(고윤정)의 과거 에피소드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노란색 타이틀 이미지가 피로 물들면서 희수가 싫어하는 주황색으로 바뀌는 식이다. 박 감독은 “<무빙>은 인트로 시퀀스가 없다. 보통은 특정 화면이 나오고 타이틀이 나오는데, 저는 그 돈을 갖고 차라리 타이틀에 의미를 둬서 만들었다”며 “모든 타이틀은 그 회차의 내용과 연관돼 있다. 소제목도 모든 소제목에 다 의미를 뒀다”고 설명했다.
원작에서 <무빙>의 세계관은 <브릿지>라는 웹툰으로 이어진다. 박 감독은 시즌2 제작 계획에 대해 “그건 제 몫은 아니다. 강풀 작가가 쓰셔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면서도 “(만약 시즌2 제안이 온다면) 지금 <무빙>을 만들면서 배운 것들이 있기 때문에, 한다면 좀 더 업그레이드된 화면들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무빙>의 마지막 18~20회는 오는 20일 방송된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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