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거래만 다루는 줄 알았더니 경쟁도 다루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00~16:00)
■ 진행 : 김우성 앵커
■ 방송일 : 2023년 9월 12일 (화요일)
■ 대담 : 공정위 양동훈 국제협력과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공정위, 지난 5일 서울서 국제경쟁포럼 개최
-美·EU 등 선진국 경쟁당국과 디지털 경쟁 현안 논의
-플랫폼 문제 머리맞댄 경쟁당국…EU·독일·호주 "사전규제 필요"
◇ 김우성 앵커(이하 김우성): 소비자와 기업,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시장을 만듭니다. <공정 경제 이야기> 오늘은 공정거래위원회 양동훈 국제협력과장 전화 연결합니다.
◆ 공정위 양동훈 국제협력과장(이하 양동훈): 안녕하십니까
◇ 김우성: 안녕하십니까. 지난주 화요일에 제12회 서울국제경쟁포럼이 개최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이 서울국제경쟁포럼은 어떤 행사인가요? 간단히 소개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 양동훈: 안녕하세요, 공정위 국제협력과장 양동훈입니다. 서울국제경쟁포럼은 소위 '공정거래' 분야로 많이 알고 계시는 경쟁법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최신 이슈를 논의하는 국제적 규모의 회의입니다. 이 포럼은 저희 공정위가 주관하여 2001년에 처음으로 개최되었고, 2년에 한 번씩 서울에서 개최하여 올해 벌써 열두 번째를 맞이하였으며, 올해도 미국, EU 등 주요 경쟁당국의 수장들이 참석하는 것은 물론, 법조계, 학계의 국내외 저명인사들이 많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 김우성: 말씀 듣고보니 굉장한 행사였네요. 경쟁법 분야 저명인사라고 하셨는데, 우리 청취자분들을 위해 어떤 분들이 포럼에 참석해주셨는지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어요?
◆ 양동훈: 포럼 제1세션에서는 경쟁법 분야 세계 최고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OECD 경쟁위원회 의장 프레데릭 제니(Frederic Jenny) 교수께서 사회를 봐주셨고, EU에서 경쟁정책 관련 최고 의사결정자인 올리비에 게르성(Olivier Guersent) 경쟁총국장과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후루야 가즈유키(古谷一之) 위원장께서도 각각 1세션과 2세션 연사로 참여해주셨습니다. EU의 경쟁총국장이 한국을 직접 방문한 것은 13년 만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미국, 프랑스, 독일, 호주 경쟁당국의 수장, 부수장 등 고위급 인사들이 연사로 참여해주셨습니다.
◇ 김우성: 포럼에서는 경쟁법 분야 최신 이슈를 논의했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주제가 다루어졌나요?
◆ 양동훈: 이번 서울국제경쟁포럼에서 논의된 주제들을 하나의 키워드로 요약하자면 '디지털 경제'가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디지털 경제라는 것이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지만, 팬데믹 이후 모든 경제사회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었고, 특히 그 중심에 있는 온라인 플랫폼의 영향력은 가공할만한 수준이었습니다. 올 상반기에 ChatGPT가 두 달 만에 1억 명의 사용자를 모았던 것에 이어, 얼마 전 메타(Meta)가 트위터의 대항마로 시작한 쓰레드(Threads)의 경우 고작 나흘 만에 사용자가 1억 명을 돌파했다는 사실은 이런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일 것입니다. 이런 중요성을 반영하여 이번 포럼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이슈 등을 포함해서, 디지털 경제의 시대에 경쟁법이 나아갈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총 3개의 세션을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디지털 시장에서의 바람직한 경쟁법 규율 방안에 대해서 논의를 하였습니다. 최근 유럽 등에서는 거대 온라인 플랫폼들을 사전에 지정하여 규제하는 법률이 시행되었는데, 이미 이러한 규제를 시작한 EU와 독일로부터, 이러한 사전규율 방식을 왜 도입하였고, 우리나라와 같은 다른 나라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등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이어진 두 번째와 세 번째 세션에서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와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는 경쟁침해적 M&A, 자사우대와 같은 주제에 관해 전문가들을 모시고 효과적인 집행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였습니다.
◇ 김우성: 그렇다면 과장님께서 보시기에 포럼 연사분들 발표 중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혹은 주목할 만한 발표가 있으셨을까요? 포럼에 참석하지 못했던 청취자 분들을 위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 양동훈: 각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신 연사분들의 모든 발표가 의미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EU 경쟁총국장인 올리비에 게르성(Olivier Guersent)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법률자문관인 케네스 머버(Kenneth Merber)의 발표가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게르성 총국장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EU의 디지털시장법, 이른바 DMA의 내용과 그 제정 배경을 설명하였는데, 마침 최근에 삼성이 DMA의 규제대상이 되는지 여부가 화제가 되기도 하여 더욱 관심이 가는 내용이었습니다. 게르성은 디지털 시장의 중심이 되는 거대 플랫폼을 기존의 경쟁법을 통해 규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플랫폼을 사전에 지정하고, 플랫폼의 의무나 금지사항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DMA의 제정을 통해 플랫폼이 경쟁에 미치는 폐해를 효과적으로 규정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머버 법률자문관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와 법무부가 최근 발표한 '기업결합 가이드라인' 초안의 주요 내용을 발표하였습니다. 대규모 M&A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경쟁당국이 사전에 해당 기업결합이 향후 경쟁을 제한할 수 있는지 심사를 하는데요. 현재의 기준은 대부분 전통적 제조업을 기준으로 설정된 측면이 있어서 새로이 등장하는 플랫폼 사업자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다수의 국제회의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미국의 개정안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고, '소비자 측'과 '입점업체 측'처럼 두 가지 이상의 측면을 갖는 플랫폼의 특징 등을 반영하여 기업의 인수합병을 심사할 수 있도록 하였다고 하며, 향후 다수 국가의 기업결합 심사기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 김우성: 이번 서울국제경쟁포럼의 성과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 양동훈: 이번 서울국제경쟁포럼은 경쟁법 분야에서 '슈퍼스타'라고 할 수 있는 저명인사분들이 대한민국 서울에 모여서 디지털 경제의 시대에 경쟁법이 나아갈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경쟁법 분야'라고만 말하면 일반인분들께는 생소할 수도 있지만, SNS, 쇼핑몰, 배달 앱처럼 온라인 플랫폼은 오늘날 우리 모두의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데에는 모두 동의하실 겁니다. 그런데, 이러한 플랫폼들이 스스로의 혁신을 멈추고 엄청난 영향력을 바탕으로 불공정한 경쟁을 일삼는다면, 그 피해는 소비자인 국민이 고스란히 받기 때문에 저희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한 세계 경쟁당국의 올바른 규칙 설정이 중요합니다. 특히, 거대 플랫폼들은 국경을 넘나들어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디지털 시대의 경쟁법 문제는 한 국가에만 국한되지 않아서 국가 간의 협력과 공조를 통한 대응이 필요한데요, 이번 서울국제경쟁포럼은 다양한 국가에서, 그리고 경쟁당국, 법조계, 학계, 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오신 참석자분들이 머리를 맞댄 협력과 공조의 장이 될 수 있어서 뜻깊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은 공정위가 향후 바람직한 법집행 방향을 정립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자양분이 될 것 같습니다. 참고로 녹화된 포럼 내용은 저희 공정위 유튜브 채널인 '공다방'에서 국문·영문 두 가지 버전으로 시청하실 수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께서는 찾아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우성: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공정거래위원회 양동훈 국제협력과장과 함께 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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