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만능주의 빠지면 위험…강력해지기 전에 규제할 필요
A는 대체되나 I는 인간만 가능
딥페이크·자율주행 오류 심각
활용 필요하지만 부작용 조심
◆ 세계지식포럼 ◆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을 창업했던 스티브 워즈니악 공동창업자는 테크노 빅뱅 시대의 화두가 되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해 속도 조절론을 폈다.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AI가 강력해지기 전에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애플 공동창업자인 그는 12일 매경미디어그룹이 주최한 제24회 세계지식포럼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AI 중 A(인공)는 대체할 수 있지만 I(지능)는 인간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AI 기술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라는 중립적 태도를 취하면서도 "가상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생성하는 딥페이크나 갑자기 멈춰버려서 발생하는 자율주행차 사고 등 AI가 일으키는 일부 오류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매경미디어그룹과의 별도 인터뷰에서도 "20년 전으로 간다면 나는 AI 어깨에 올라탈 것"이라면서도 "AI 도입에 대한 속도 조절은 필수"라며 맹신론은 경계했다.
그는 "우리는 아직 인간 뇌에 있는 시냅스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어떻게 해서 단어를 연상하고 표현하는지 모른다"며 "생성형 AI는 환각이 많아 반드시 인간 편집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에 대한 인간의 통제권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나는 사람들이 진리가 아닌 것을 활용해 이익을 얻을 때 불쾌해진다"며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방법이 있고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 명의 '스티브'인 잡스와의 애플 창업 시절을 회상하면서 "잡스는 기술보다는 오히려 사람을 알았다"며 "논리를 넘어서는 인간의 감성을 이해했기 때문에 아이팟 같은 혁신 제품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기술을 활용해 선을 행하는 것도, 악을 행하는 것도 사람"이라고 단언했다. 여전히 기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HP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HP에서 컴퓨터 사업에 대해 제안해 다섯 번 퇴짜를 맞았다"며 "결국 기술 자체보다는 사람이 어떻게 이해하는지가 더 중요했다"고 말했다.
워즈니악은 "여전히 창작자들을 존중하고 있다"며 "AI를 창작 활동에 활용한다면 반드시 출처를 밝혀야 한다"고 했다. AI 기술 자체만으로는 진리가 아니기 때문에 규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피력한 것이다.
그러나 AI로 인해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선 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기술이 발전하면 '우리 일자리가 사라질 거야'라고 걱정했지만 일자리는 계속 유지됐다"고 말했다.
지나친 낙관론도 경계했다. 혁신과 규제 간 균형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효과적인 규제는 불가능하다"며 "우리가 인터넷을 설계할 당시 스팸 메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것처럼, 기술이 가져올 모든 변화를 예측하고 규제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형 AI에 관해 묻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 질문에 "한국은 훌륭한 혁신 국가"라고 치켜세웠다.
워즈니악은 그러면서도 "하지만 실리콘밸리도 다양성이 공존하는 곳"이라며 "실리콘밸리에는 한국, 일본, 인도 등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언어가 공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전히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성공 가능성은 있다고 봤다.
그는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성공하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고 애플도 작은 회사였다"며 "실리콘밸리는 위치 때문에 탄생한 게 아니라 기술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리콘밸리가 실리콘밸리인 이유는 무어의 법칙이 작동하는 출발이기 때문이며 기술이 사람을 끌어들였다"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 '차고 창업 신화'의 원조 격인 그는 제2 워즈니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당신이 무엇인가에 관심을 가지고 그 분야에서 영웅이 되겠다는 희망으로 노력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여러분은 가장 소중한 존재"라며 "과거의 생각과 관습에 매몰돼 이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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