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환자 입장서 고민…R&D에 공격적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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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제약사 로슈가 지난해 출시한 노인 관련 황반변성 치료제 '바비스모'의 열풍이 뜨겁다.
지난해 로슈의 전문의약품 매출은 480억달러(약 63조5712억원)로 세계 6위 수준이었다.
프링스 총괄은 "로슈의 R&D 투자 규모는 지난 10년간 65% 이상 늘었으며, 지난해에만 매출의 20%가 넘는 140억스위스프랑(약 20조8201억원)을 썼다"며 "이는 다국적 제약사 중 최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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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 신약 '바비스모' 인기
상반기 매출만 1조4000억원
"오랜 개방형 혁신의 결과물
韓 벤처와 협력도 가능하다"
다국적 제약사 로슈가 지난해 출시한 노인 관련 황반변성 치료제 ‘바비스모’의 열풍이 뜨겁다. 출시 1년 만에 세계 70개국에서 판매가 급증해 올 상반기 9억5700만스위스프랑(약 1조425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경쟁 제품에 비해 줄어든 투약 횟수와 경제적인 약가가 인기 비결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에 이어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검토되고 있다. 스테판 프링스 로슈 의학부 총괄은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바비스모는 로슈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의 오랜 결과물 중 하나”라며 “늘 ‘환자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미충족수요)’라는 질문으로 협업과 신약개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으로 탄생한 블록버스터 신약
노인성 황반변성은 눈 속 빛을 받아들이는 수용체인 황반 부위에 원래 자라서는 안 되는 혈관이 생겨 시야가 망가지는 만성질환이다. 이 때문에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항체의약품을 눈에 주삿바늘로 넣어 치료한다. ‘아일리아’(리제네론)와 ‘루센티스’(제넨텍)가 대표적인 약이다. 하지만 한 달마다 눈에 주사를 맞아야 해 환자의 부담이 컸다. 로슈가 투약 간격을 4개월로 늘린 바비스모를 개발하게 된 배경이다.
바비스모 기술의 뿌리는 로슈가 2009년 인수한 제넨텍의 루센티스에 기반한다. 로슈는 여기에 오랜 기간 항암제를 개발하며 쌓은 노하우를 더했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체내에서 약이 더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했다. 프링스 총괄은 “로슈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혁신성을 더해 바비스모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바비스모는 안과 질환 치료제 중 첫 번째 이중항체 의약품이다. 서로 다른 항체 두 개를 붙여 하나의 약으로 만든 것이다.
작년 20조원 투자…업계 R&D 1위
시장조사업체 이밸류에이트파마는 로슈가 2028년 전문의약품회사 세계 매출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로슈의 전문의약품 매출은 480억달러(약 63조5712억원)로 세계 6위 수준이었다. 이밸류에이트파마는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 로슈의 블록버스터로 자리매김 중인 다양한 의약품과 공격적인 R&D 투자를 제시했다.
프링스 총괄은 “로슈의 R&D 투자 규모는 지난 10년간 65% 이상 늘었으며, 지난해에만 매출의 20%가 넘는 140억스위스프랑(약 20조8201억원)을 썼다”며 “이는 다국적 제약사 중 최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R&D 위축 우려에 대해 묻자 “R&D에는 비용과 시간 투자, 그리고 용기가 필요하다”며 “로슈는 의료 발전에 헌신해온 125년 역사의 오너 기업으로 장기적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전자치료제, 세포치료제 등 신기술을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수혈’하는 전략도 성과가 나오고 있다. 미국 사렙타테라퓨틱스와 공동 개발해 지난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듀시엔 근이영양증 유전자치료제 ‘엘레비디스’가 대표적이다. 그는 한국 기업과의 성공적인 협력 사례로는 2016년 한미약품으로부터 사들인 경구용 RAF 억제제 항암 신약 기술을 꼽았다. 그는 “한국에는 역량이 우수한 신약벤처가 많다”며 “한국 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이우상/안대규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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