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운하 가뭄 직격탄 … 운임 40% 급등

김희수 기자(heat@mk.co.kr) 2023. 9. 1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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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물류비 악몽에 수출 기업들 비상
우기에도 수위 회복안돼
하루 36척서 32척으로 감축
내년까지 선박무게 등 제한
연말 성수기 상황 더 나빠질듯
화물선들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매주 미국 동부 뉴욕·뉴저지항으로 컨테이너를 통해 수출을 하는 A기업은 최근 해상 운임 추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주 동부행 해상 운임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치솟았다가 안정됐지만 지난 4월부터 다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나마운하 가뭄이 가장 큰 원인이다.

12일 파나마운하청에 따르면 지난 10일 가툰 호수 수위는 79.65피트로 최근 5개년 9월 평균(85.5피트) 대비 6.8% 낮았다. 이 때문에 파나마운하 운영에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파나마운하는 가툰 호수의 물을 이용해 배를 이동시킨다. 배가 진입하면 갑문을 닫고 담수를 빼거나 채워 다음 갑문과 수위를 맞춘다. 이렇게 해야 선박이 파나마운하를 통과할 수 있다. 파나마운하는 각기 고도가 다른 총 6개 갑문으로 이뤄져 있다.

가뭄이 계속되자 파나마운하청은 물동량을 줄였다. 지난 7월부터 일평균 통행 대수를 기존 36대 내외에서 32대로 줄였다. 또 지난 6월부터는 선박 흘수를 기존(50피트)보다 낮은 44피트로 제한하고 있다. 흘수는 선박이 떠 있을 때 선체가 물속에 가라앉는 깊이를 말한다. 배는 화물이 무거울수록 더 깊게 가라앉으므로 흘수 제한 시 선적량을 줄여야 한다.

파나마운하를 대체할 해상 운송 경로는 매우 제한적이다. 운송 기일이 한 달가량 늘어나기 때문이다. 태평양에서 미주 동부로 이동하는 항로에서 파나마운하 외 고려 가능한 대안은 마젤란해협을 통과하는 항로다.

하지만 마젤란해협은 절대적인 거리가 멀다. 선박 속도를 10노트로 가정했을 때 마젤란해협을 통과하는 경우 파나마운하보다 약 33일이 더 소요된다.

파나마운하 가뭄으로 중국 상하이발 미주 동부행 해운 운임은 지난 8일 기준 1FEU당 286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 마지막 주(2010달러) 대비 43% 상승한 것이다. FEU는 4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의미한다.

특히 내년에는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파나마는 12월부터 4월까지 건기가 이어진다. 이에 가툰 호수의 수위 역시 매년 4~5월이 가장 낮다. 당장 올해 말까지 가툰 호수 수위가 오르더라도 전반적인 가뭄이 지속되면 내년 4~5월에는 물류 적체가 심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파나마 정부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파나마운하 수자원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문서상 계획도 완료되지 않아 준공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다만 최근 파나마운하 가뭄 위기의 충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국 경기 둔화로 미국 유통업체들이 재고 줄이기에 나서 파나마운하 물동량 자체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 미국 백화점인 노드스트롬의 재고는 지난 6월 기준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물류 업계 관계자는 "파나마운하 통행이 최근 들어 소폭 개선됐다"며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소비재 물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수입량 둔화가 내년 중반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전망도 있어 가뭄이 더 심각해지지 않는다면 파나마운하 리스크는 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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