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서초동에 국내 최초 ‘보이는 미술관’ 들어선다

서울시, 국내 최초 ‘미술관형 수장고’ 건립 계획
세계적인 건축가 참여하는 국제 설계공모 추진
바로 옆에는 공연장 ‘서리풀 사운드’도 조성

오세훈 서울시장이 작년 네덜란드 출장 중 네덜란드 로테르담 박물관 공원에 있는 ‘개방형 수장고’인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을 관람했다. <자료 = 서울시>

서울시는 서초구 옛 정보사 부지에 오는 2028년까지 국내 최초의 ‘보이는(미술관형) 수장고’를 건립한다고 12일 밝혔다.

보이는 미술관형 수장고는 일방적인 소통방식에서 벗어난 ‘융합형 뮤지엄’으로 밖에서 안이 투명하게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미술관형 수장고 건립은 지난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네덜란드 출장에서 방문한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Depot Boijmans Van Beuningen)’ 관람에서 시작됐다.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박물관 공원에 있는 ‘개방형 수장고’로 약 15만 점 이상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오 시장은 당시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의 개방성과 접근성에 큰 영감을 얻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수장고 건립은 보유한 모든 소장품과 미술품의 복원과정까지 100% 공개하는 국내 최초의 사례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열린 미술관형 수장고’의 첫 사례가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2028년까지 대지면적 5800㎡, 연면적 1만9500㎡에 조성비(공공기여비) 1260억(공사비 약 1,000억, 설계비 약 65억 등)을 투입해 ‘미술관형 수장고’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건립 후에는 서울시 대표 소장품 약 10만 점을 전시한다. 그동안 서울시 산하 박물관·미술관(서울역사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공예박물관, 한성백제박물관 등)이 소장한 자료 중 자주 선보이지 못한 자원들을 적극 공개할 방침이다.

수장고가 랜드마크로도 손색이 없도록 시는 ‘프리츠커 상(Pritzker Architecture Prize)’을 수상한 건축가 등 국내외 최고의 건축가 7명을 초청해 설계 공모에 나섰다. 프리츠커 건축상은 하얏트 재단이 수여하는 상으로 현존하는 건축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평가받는다.

시는 설계 공모 심사를 시민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공개 발표 방식으로 진행해 오는 12월 설계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홍선기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이번 건립은 40년간 미지의 땅이었던 대상지를 시민에게 온전히 그 가치를 돌려주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최경주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이번 ‘(가칭)보이는 수장고’ 건립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창의적 건축물이자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랜드마크가 탄생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가칭 ‘서리풀 사운드’ 조감도. <자료 = 서초구>

한편 이번 ‘미술관형’ 수장고는 민간의 ‘서리풀 특별계획구역 개발사업’의 기부채납으로 조성된다. 사업 주체인 SBC PFV(주)(엠디엠그룹, 신한은행, 이지스자산운용), 서초구, 서울시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지난 이날 김의승 서울시 행정1부시장, 전성수 서초구청장, 이동준 SBC PFV(주) 대표가 참석하여 협약식을 진행했다.

시에서 운영하는 박물관과 함께 구에서 운영 예정인 또 하나의 기부채납 시설로 공연장(가칭 ‘서리풀 사운드’)도 조성된다. 총사업비 1248억원을 투입해 4개 층 전체 연면적 1만7406㎡ 규모로 들어서게 된다.

서초구는 서리풀에서 퍼져나가는 문화·음악적 파장을 모티브로 형상화한 디자인의 건축물로 상징성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구는 정보사 부지의 문화예술 복합단지 조성을 통해 예술의 전당에서 한강 세빛섬까지 이어지는 ‘문화벨트’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보이는 수장고’ 건립의 원활한 추진으로 또 하나의 지역명소가 될 것이며, 같은 부지에 계획된 공연장과 더불어 지역주민들과 일반대중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