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생성형 AI로 오피스업무 혁신

기업고객 대상 '리얼 서밋'
챗GPT·하이퍼클로바X 등
원하는 LLM과 결합 가능
기업용 서비스 2종 공개
ERP 등 개발속도 30% 향상
클라우드 환경으로 보안 강화

황성우 사장

"반도체 같은 공장 자동화 영역의 하이퍼오토메이션은 잘 발전해왔지만, 사람의 말은 규칙화하기 어려워 오피스 업무의 하이퍼오토메이션은 침체기에 빠졌었다. 침체기에 빠진 해당 하이퍼오토메이션을 구해낸 것이 '거대언어모델(LLM)'이다."

삼성SDS는 12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리얼 서밋 2023'을 열고 이 같은 LLM 기반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비전을 발표했다. 언어모델을 직접 개발하기보다 챗GPT와 같은 기존 LLM을 활용해 업무를 자동화하는 '하이퍼오토메이션'에 힘을 쏟아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날 삼성SDS는 기업의 업무 자동화와 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B2B용 생성형 AI 서비스를 선보였다. 오픈AI의 GPT-4,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같은 LLM을 멀티엔진으로 다양하게 이용하고, 여기에 기업이 가진 내부 데이터와 자산을 결합해 활용하는 방식이다.

황성우 삼성SDS 사장은 하이퍼오토메이션 측면에서 LLM 기반의 생성형 AI를 '유레카'에 비교하며 "전 사 차원에서 임직원 각자가 하는 업무를 AI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문서화하고 업무에 적용하는 기술검증(PoC)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S가 먼저 선보인 솔루션은 '브리티 코파일럿(Brity Copilot)'이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메일, 메신저, 영상회의, 데이터 저장과 같은 기업의 공통 업무 시스템에 적용하는 생성형 AI 기반 솔루션이다.

영상회의를 진행하면 대화를 실시간으로 기록해 회의록을 생성하거나 특정 참석자의 발언을 요약해준다. 또한 특정 작업을 수행할 때 코파일럿이 관련된 사내 자료 검색을 안내해주거나 보고서 초안을 제작해주는 업무 비서 역할을 한다.

송해구 삼성SDS 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M365 코파일럿'이 똑같은 공통 업무 시스템을 지원하지만, 우리 솔루션은 결재 프로세스도 지원하는 것이 차이점"이라면서 "삼성 관계사를 대상으로 20년간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며 많은 노하우를 축적해왔다"고 했다.

삼성SDS는 이러한 공통 업무에 자체 솔루션인 브리티 코파일럿을 적용하고 전사적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인적자원관리(HCM)와 같은 기업 기간계 시스템에도 생성형 AI를 적용할 수 있도록 SAP, 오나인솔루션즈, 워크데이 등 파트너사와 함께 코파일럿 기능을 설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송 부사장은 "사내에서 상당히 많은 PoC를 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를 실제 개발 작업에 적용한 결과 개발 속도는 30%, 검증 속도는 2배 이상 향상됐다. 시스템을 설계해 고객사에 제공하는 기업으로서 시스템을 제공하는 리드 타임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또 다른 솔루션은 기업의 사내 데이터를 하나로 모아 활용하는 플랫폼 '패브릭스(FabriX)'다. 일차적으로 기업의 수많은 데이터를 모으고, 여기에 LLM을 접목한다. 직원들은 패브릭스를 통해 필요한 사내 데이터를 요청하는 등 사내 자산을 쉽게 활용 가능하고 직접 커스텀 플러그인을 만들어 사용할 수도 있다.

구형준 삼성SDS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장(부사장)은 "기업은 하나의 LLM만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GPT-3.5나 4.0, 하이퍼클로바X를 쓸 수 있고 오픈소스 기반 모델을 사용할 수도 있다"며 "이처럼 다양한 LLM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LLM옵스 기능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기업용 솔루션이자 기업 내부 데이터를 활용하는 솔루션인 만큼 데이터 보안도 중요하다. 삼성SDS는 이러한 솔루션들이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SCP)상에서 운영되며 여기에 적용되는 인증·권한, 로깅, 질문·답변 필터링 같은 보안 기능을 강화해 민감한 데이터가 나가지 못하게 방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깜짝 등장해 시선을 모았다. 김 대표는 "하이퍼클로바X는 본격적으로 기업의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기업형 서비스로 거듭나고 있다. 삼성SDS와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라며 삼성SDS와의 긴밀한 협력을 시사했다.

[정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