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회장님, MZ와 소통 늘리자···국민 58% "대기업 좋아요"
'권위벗은 총수' 국민에 한발짝
이재용 '재드래곤' 애칭 생기고
최태원은 총수 최초 예능 출연도
유튜브 활용 등 SNS로 '눈도장'
'성장동력 중추' 이미지 쇄신
대기업 기여 분야 묻는 질문에
수출·경제 도움 각각 91%·88%
24% "일자리 창출 강화" 요구
젊은 세대와 격식 없이 소통하며 이미지를 확 바꾼 기업 총수들의 노력 속에 국민들이 바라보는 대기업의 이미지가 대폭 개선되고 있다. 적극적인 기업인들의 소통 속에 과거 ‘정경유착의 온상’이라는 인식이 개선되면서 국민 10명 중 6명은 대기업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6명은 ‘대기업 호감’=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 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대기업의 국가 경제 기여도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8.3%가 대기업에 대해 호감(매우 호감·다소 호감)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비호감(다소 비호감·매우 비호감)이라고 답한 8.6%보다 약 7배 높은 수준이다.
과거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졌던 대기업에 대한 호감도는 최근 들어 대폭 개선됐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41.0%는 10년 전과 비교해 대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좋아졌다’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대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더 나빠졌다고 답한 비율은 9.6%에 그쳤다.
실제로 10년 전인 2013년 전경련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의 인식 조사에서는 ‘반기업 정서’ 수준에 대한 질문에 63%가 ‘높다’고 답했다. 기업가(창업주)에 대한 호감도 또한 51%에 그쳤다. 10년 사이에 대기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부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옮겨간 것이다.
◇MZ세대와 가까워진 ‘젊은 총수’들=3세대로 넘어가면서 젊어진 주요 그룹 총수들이 국민·임직원들과의 소통 면을 넓혀가며 유연한 기업 문화를 제시하고 있는 점이 인식 개선의 핵심적인 요인이라는 평가다. 양복을 벗고 청바지를 입은 기업 총수들을 보며 국민들의 ‘내적 친밀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10월 회장으로 취임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을 시민들이 ‘재드래곤’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셀카를 요청하는 등 친근하게 바라보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이 회장 또한 계열사를 돌며 워킹맘과 격의 없이 소통하거나 지방 마이스터고를 찾아 학생들을 직접 격려하는 모습을 보이며 소탈한 이미지를 보이고 있다. 이 회장의 ‘4세 승계 포기’ 선언은 삼성의 변화를 반신반의하던 시선까지 돌려놓았다.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은 2021년 그룹 총수 최초로 공중파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은 5월 전경련에서 주최한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 행사로 불린 ‘갓생 한 끼’에 참석해 MZ세대들과 햄버거를 함께 먹으며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은 대외 행보를 줄이는 대신 수시로 사업장을 방문하며 직원들과 격의 없이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이미지 쇄신을 노리는 경우도 눈에 띄게 늘었다. 구자은 LS(006260)그룹 회장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기업 홍보 영상에 카메오로 출연해 젊은 세대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정기선 HD현대(267250) 사장은 유튜브에 출연해 스스로를 “민초(민트초코)파에 MBTI는 ‘용의주도한 전략가(INTJ)’”라고 ‘MZ식 자기소개’를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같은 소탈한 총수의 이미지와 함께 각종 투자를 이끌며 경제 성장의 핵심 축을 맡고 있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대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예전과 크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높은 경제 기여까지···“이미지 대폭 쇄신”=전경련은 과거 부정적이던 대기업의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바뀐 가장 큰 이유에 대해 “경제 전반에서의 높은 기여도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대기업의 기여도가 가장 큰 분야를 묻는 말에 90.7%는 ‘수출’이라고 답했다. 이 밖에 경제 성장(88.0%), 투자(74.7%), 일차리 창출(71.0%), 혁신(71.0%), 국민 소득 증대(62.9%) 등에 기여하고 있다는 인식이 나타났다.
대기업에 대해서는 ‘일자리 창출(24.2%)’ ‘수출 투자 확대(16.0%)’ ‘사회적 책임 강화(16.0%)’ 등에서 더욱 적극적인 역할 강화를 요구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젊은 총수들이 MZ세대와 소통을 늘리며 인식을 개선했고 대기업들도 사회적 활동과 각종 사회 활동 참여로 뒤를 받치고 있다”며 “과거에는 대기업을 ‘이익만 추구하는 집단’이라며 일종의 사회악처럼 취급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이미지가 크게 쇄신되는 모습이다. 대기업이 중추적인 성장 동력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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