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과 스타트업 창업한 반도체 원로학자
K반도체 '산증인' 중 한 명
은퇴 후 '광엔진' 스타트업 도전
자체 기술로 최근 세계적 관심
"10년 내 초일류 기업 도약 자신"
"이제는 우리 대한민국도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서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제가 광엔진 스타트업 라이팩을 설립한 이유입니다."
한국 반도체의 '산증인'이자 '대표 원로학자'로 꼽혀 왔던 박영준 전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사진)는 요즘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기대하고 있다. 그가 창업한 '라이팩'의 독보적인 광엔진 기술이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1980년대 IBM과 금성반도체에서 반도체를 연구했고, 서울대에서 교수를 시작한 이후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장, 현대전자산업(현 SK하이닉스) 메모리연구소장을 맡기도 했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전문위원, 국가산업안보위원장도 역임했다.
그런 그가 2018년 서울대를 퇴직한 뒤 광엔진 스타트업 라이팩을 창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학계와 업계는 그의 행보를 주목했다. 박 교수의 직책은 최고기술·마케팅책임자(CTMO). 그는 한국 반도체 산업계 곳곳에 있는 인재를 불러모아 '드림팀'을 꾸렸다.
먼저 박동우 최고경영자(CEO)와 최성욱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영입한 이후 국내 대기업 출신 '실력자'들이 순차적으로 합류했다.
현재 라이팩의 최준후 개발1팀장, 한승만 개발2팀장은 삼성전자 출신이다. 또 삼성전기 출신인 정인섭 기술기획팀장,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를 거친 송진호 기술마케팅팀장과 한국IBM에서 근무했던 김은동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있다.
라이팩으로 인재들이 모인 것은 광엔진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박 CTMO는 '무어의 법칙'이 더 이상의 효력을 상실했기에 데이터 처리 속도 향상은 반도체 칩을 묶는 패키징, 특히 '광전 융합 패키징'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빛을 이용하면 정보 전달을 더 많이 더 빠르게 하면서 무게를 줄이고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는데, 라이팩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O-SiP(Optical-System in Package)라는 독보적인 광엔진 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박 CTMO와 임직원들의 노하우를 총동원한 '역작'으로 꼽힌다.
박 CTMO는 "가까운 미래에는 컴퓨터 내부의 전기 기반 데이터 전송이 광 기반 전송으로 변경됨으로써 데이터 처리 능력이 수십 배 이상 증가하고 데이터센터 전력 비용도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기하급수적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광엔진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구축해 10년 내 광 네트워크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으로 추진 중인 K클라우드가 대한민국 광 네트워크 산업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기회로 보고 있다"며 "라이팩은 인텔, IBM과 국제 컨소시엄뿐만 아니라 국내 유수 반도체 패키징 회사 등과 연계해 초고속 광 네트워크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고, 이를 한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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