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라운지] "한강뷰 늘려라"…압구정 4구역 설계 수주전 치열
오는 16일 조합 총회서 선정
"인근 압구정 3구역이 설계 공모를 다시 하는 걸 본 만큼 4구역 조합원들도 신중하게 선택할 것이다. 그래도 결국 조합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한강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일 것 같다."(서울 압구정동 공인중개사 A씨)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재건축이 서울시 신속통합(신통)기획과 함께 속도를 내는 가운데 압구정 4구역 재건축의 윤곽도 곧 드러날 전망이다. 4구역 설계 공모전에 4개 업체가 참여하면서 조합원들은 업체별 홍보 부스를 찾아 설계안을 꼼꼼하게 체크했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4구역 재건축조합은 오는 16일 총회를 열고 설계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지난 9일까지 홍보부스가 운영된 가운데 수주전에는 건원·정림·토문·디에이건축이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9일까지 홍보부스를 운영하며 설계 수주를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현재 1341가구 규모인 압구정 4구역에는 현대 8차, 한양 3·4·6차 아파트 등이 포함돼 있다. 신통기획안에 따르면 4구역은 재건축을 마치면 용적률 300%·50층 내외·1790가구 규모 단지로 탈바꿈한다. 기부채납 시설로는 한강변 조망데크공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설계 용역비만 103억원에 달하는 만큼 4개 사는 각각 해외 유명 설계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조합원 마음 사로잡기에 나섰다. 건원건축은 삼하건축사사무소, 미국 SMDP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SMDP는 국내에서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나인원한남 등의 설계를 맡은 바 있다.
건원컨소시엄은 대형 평형 2개동을 한강변에 배치하고, 주동 상부에 인피니티풀과 라운지를 제안했다. 한강과 직접 연결되는 브리지와 4·5구역을 연결하는 데크도 설계안에 포함됐다.
정림건축은 미국 저디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꾸렸다. 저디파트너스는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스 등을 설계했다. 정림컨소시엄이 제안한 '헤리티지 원'은 각 동을 길이가 긴 판상형 아파트의 형태로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전체 동을 연결하는 4개의 브리지, 상층부 인피니티 공간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토문건축은 영국의 PLP아키텍처인터내셔널과 손을 잡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주거 단지를 수주하며 성장한 토문건축은 최근 부산에서 대규모 재건축단지를 수주한 바 있다.
토문 설계안은 7개동 및 별도의 상가동으로 구성됐다. 조합원 단지는 5개 동으로 상층부로 올라갈수록 건물의 폭이 줄어드는 형태다.
압구정2구역 설계 공모전에서 수주한 디에이건축은 미국 칼리슨RTKL, 국내의 가람건축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렸다. 미국 칼리슨RTKL은 반포 1·2·4주구, 버버리 플래그십스토어, 더현대서울 등의 설계에 참여해 국내 정비사업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다.
'그랜드힐즈(Grand Hills)'라는 명칭을 제시한 디에이 컨소시엄은 마치 언덕에서 바라보는 것과 같은 시야를 제공해 모든 가구가 한강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설계 공모전을 둘러본 조합원들은 "분담금은 얼마나 늘어나느냐" "고층에는 대형 평형만 들어가는 것이냐" 등의 질문을 하기도 했다. 한 조합원은 "서울시에서 설계 범위에 대해 기준을 제시하는 등 설계 단계에서부터 조목조목 점검하지 않느냐"며 "조합원 입장에서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설계안을 빠르게 정하려면 꼼꼼하게 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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