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현 전세제도로는 취약계층 보호 못해"
"보증료율 높이고 가입 확대"
현행 전세 제도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취약계층이 보증금을 떼일 확률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보증료율을 올리는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제안이 나왔다. 임차인이 대여한 보증금을 임대인이 아닌 제3자가 보관하도록 하는 제도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문윤상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제도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제도는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주도록 한 것이다.
문 위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세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재계약 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 일부를 돌려줘야 하는 '역전세' 우려가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역전세가 심화하면서 서민과 취약계층이 보증금을 떼일 확률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문 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공시가격이 5000만원 이하인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주택의 전세가율은 각각 137%와 151%였다. 공시가격 5억원 이상인 경우엔 각각 67%, 73%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택 가격이 낮을수록, 아파트보다는 연립·다세대 주택일수록 전세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 문 위원의 진단이다. 그는 최근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기준이 강화되면서 공시가격 3억원 미만의 저가 주택이 주로 배제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문 위원은 보증료율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했다.
HUG 등 공적보증기관의 재정 부담을 줄여줘, 반환보증 가입 대상이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임차인이 가입하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의 보증료율은 0.1~0.15%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HUG의 보증잔액 대비 변제금액 비율인 보증사고율(1.55%)보다 낮다. 문 위원은 가계부채를 늘릴 수 있는 전세대출보증을 축소할 필요도 있다고 꼬집었다.
장기적으로는 보증금을 임대인이 아닌 제3자에게 보관하게 하는 혼합보증제도(에스크로 제도)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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