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고] 뉴델리 G20회의, 여성 리더십을 말하다
'하나의 지구, 하나의 가족, 하나의 미래'라는 주제로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된 G20 회의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해 G20 회의는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의제를 다뤘다. 녹색성장과 기후 금융 발전, 신속하고 포괄적이며 지속가능한 경제, 기술과 디지털 공공 인프라 개발, 다자간 기구 개혁 등이 깊이 있게 논의됐다. 특히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보장한다"는 UN의 지속가능개발목표에 맞춰 '여성'이라는 이슈를 주요 의제로 채택했다.
그동안 사용해왔던 '여성 개발(Development of Women)' 대신 '여성 주도 개발(Women Led Development)'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등 관점의 전환도 시도했다.
필자는 2020년부터 G20 정상직속 기구로 설립된 엠파워 얼라이언스의 한국 대표로 참여해왔고, 올해 8월 1~4일 인도 구자라트에서 개최된 엠파워 서밋과 여성 장관회의에도 참석했다. 한국 대표로서 그간의 경험과 올해 엠파워 얼라이언스가 여성의 경제 역량 강화를 위해 제안한 세 가지 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엠파워 얼라이언스는 교육과 창업 지원, 지배구조 변화 세 가지 측면에서 민간과 정부가 협업하라고 촉구했다.
첫째, 여성과 소녀의 의사결정 능력 향상을 위한 보편교육을 강화하고 미래의 직업에 영향을 미칠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의 교육과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둘째, 여성 기업가들이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여성의 금융과 자본, 조달과 공급망 등에 대한 접근을 적극 지원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사회 인프라와 여성 기업인 생태계를 조성한다. 셋째, 모든 직위에서 여성의 수를 확대하여 거버넌스의 다양성을 제고한다. 특히 민간기업에서 ESG,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을 높이도록 촉구한다가 그것이다.
G20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는 엠파워 얼라이언스 외에도 순수 민간 참여그룹인 'Women20'을 통해 모아졌다. W20은 기후변화 대응, 여성 기업인 지원, 디지털 격차 축소, 풀뿌리 리더십 촉진과 교육 확대를 제안했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기후변화 대응 및 디지털 격차 해소 과제에 대해 젠더 관점의 정책들을 수립하고, 여성들을 의사 결정자로 참여시킬 것을 제안했다. 인류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급속도로 진행되는 기후변화와 디지털 격차 문제에서 여성들의 리더십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무엇보다 G20 국가들이 2030년까지 모든 조직의 거버넌스에 여성이 30% 이상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간디나가르(Gandhinagar) 'Empower 30 by 30' 서약에 따라 그들의 응집된 목소리가 세계 경제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촉매제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G20은 정부 당국자들만의 협상과 논의의 장이 아니다. 청년, 여성, 기업인, 노동자, 시민단체 등 다양한 민간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G20의 신뢰성과 유효성을 회복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G20 정상회의가 여성들의 목소리를 정상선언문에 담아내고, 세계 각국 정부가 이를 온전히 실천해 주길 바란다.
[허금주 교보생명 국제협력 전문위원 G20 엠파워얼라이언스 한국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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