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부친 친일' 발언에 고소당한 박민식, "감수해야 할 영광"

문 전 대통령, 12일 박민식 장관 고소
박 장관 "반일 대 친일 정쟁 유감"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자신의 부친을 두고 '친일파'라는 취지로 말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12일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박 장관은 "감수해야 할 영광"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 측근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문 전 대통령의 위임을 받은 비서관이 (박 장관에 대한) 고소장을 양산경찰서에 제출했다"며 "박 장관이 아무 근거 없이 문 전 대통령의 부친에 대해 '친일을 했다'고 매도한 탓"이라고 전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문 전 대통령 부친 문용형씨를 친일파로 일방적으로 몰아가거나 비판을 한 바 없다"며 "전직 대통령이 법적 공격을 통해 또다시 반일 대 친일 정쟁으로 몰아가는 행태에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적 절차에 충실히 따르되, 그에 따르는 수고로움은 나라를 바로 세우는 데 감수해야 할 영광으로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장관은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백선엽 장군을 '친일파'로 규정하자, 나이와 활동 시기가 비슷한 문 전 대통령 부친도 친일파라는 것이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박 장관은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인 문용형 그분도 나이가 1920년생으로 (백 장군과) 거의 똑같다"며 "(문 전 대통령 부친이)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했는데 친일파가 아니냐"라고 되물었다.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군을 토벌하던 만주군 간도특설대에 몸담은 백 장군의 행적을 문 전 대통령 부친의 이력과 비교하며 친일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이다.

윤 의원은 당일 입장문을 내고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이 '친일파'라는 박 장관의 주장은 완벽한 거짓"이라며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이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하신 것은 일제 치하가 아니라 해방 후의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의 책 '운명'에도 상세히 나와 있는 만큼 박 장관이 모르고 이런 주장을 했을 리가 없어 대단히 악의적인 사자 명예훼손”이라고 강조했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