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골프 세계랭킹 1위도 때를 잘 만나야한다?… 올해 역대 최다 5명 ‘세계 1위’ 등극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2023. 9. 1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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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뤄닝. <사진 AFP 연합뉴스>
18번째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선수가 나왔다. 20세 중국의 인뤄닝이다.

12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8.11 포인트를 획득한 인뤄닝은 7.98 포인트의 릴리아 부(미국)를 2위로 끌어 내리고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꿈이 이뤄진 것 같다”는 그의 소감을 보면 세계랭킹 1위 자리는 누구에게나 최고의 선물인 것 같다.

인뤄닝이 세계랭킹 1위 자리에 오르긴 했지만 그가 현재 세계 최강의 샷을 갖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모두가 긍정하지는 않을 듯하다. 그의 세계 1위 등극은 때를 잘 만났다고 할 수 있다.

올해 세계 1위 자리에 오른 선수는 인뤄닝까지 모두 5명이다. 지난 해 말 세계 1위 자리에 오른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를 비롯해 넬리 코다(미국), 고진영, 릴리아 부(미국) 그리고 인뤄닝이 세계 1위 자리를 맛봤다. 이제 9월인데도 벌써 한 해 최다 세계랭킹 1위 선수가 나온 것이다. 역대 최다 기록은 2022년과 2017년의 4명이었다. 절대 강자가 없는 혼돈의 시대가 이어지면서 세계랭킹 1위 자리에 오른 행운의 선수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릴리아 부. <사진 AP연합뉴스>
운이 좋은 선수가 있다면 운이 나쁜 선수도 있다. 최고의 선수들이 세계 1위에 올랐던 것은 분명하지만 최고의 기량을 갖추고도 세계 1위 자리를 맛보지 못한 불운의 선수들도 있다.

안니카 소렌스탐, 로레나 오초아, 쩡야니, 리디아 고, 고진영, 박인비 등 당대 최고의 선수들이 권력을 잡았을 때 전성기를 맞았던 선수들은 다른 세계 1위 선수들 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도 2인자로 머물 수밖에 없었던 비운의 운명에 아쉬움을 곱씹었다.

현재 기량은 최고이면서도 세계랭킹 1위에 오르지 못한 선수 중에는 세계랭킹 6위 김효주가 있다. 지난 해 4월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후 1년 5개월째 우승이 없지만 김효주의 샷은 누구보다 견고하다. 평균 타수 부문에서 1위(69.83타)에 올라 있고 평균 버디도 1위(4.17개)를 기록 중이다. 올해 100% 컷 통과를 하고 있는 두 명 중 한 명이 또 김효주다.

지난 주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번 주 세계랭킹 7위에 오른 호주동포 이민지도 아직 세계 1위 자리에 오르지 못한 톱골퍼다. 생애 상금 순위 11위에 올랐고 지난 해도 세계랭킹 2위까지 오르며 세계 1위 자리를 호시탐탐 노렸으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민지. <사진 AFP연합뉴스>
브룩 헨더슨(캐나다)도 2016년 한때 6주 동안 2위를 지켰으나 끝내 1위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다시 하향세를 보이는 선수다. 현재 헨더슨의 랭킹은 13위다.

생애 상금 10위 렉시 톰프슨(미국)도 최고의 기량을 갖추고도 리디아 고와 고진영은 물론 K골프의 위세에 눌려 세계 1위 자리를 맛보지 못하고 있다. 톰프슨은 2017년은 물론 2018년과 2019년에도 세계랭킹 2위까지 치고 올랐지만 1위 자리까지 등극하지 못하고 순위 하락을 했다. 최근 극심한 슬럼프에 허덕이고 있는 그의 순위는 26위까지 처졌다.

렉시 톰프슨. <사진 AFP연합뉴스>
은퇴한 선수로 범위를 넓히면 골프 여왕에 등극하지 못한 역대 최고 ‘불운의 2인자’는 카리 웹(호주)일 것이다.

웹은 소렌스탐에게 치이고, 오초아에도 치이면서 끝내 1인자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생애 상금랭킹에서 소렌스탐에 이어 2위에 올랐지만 웹은 첫 우승인 1995년부터 마지막 우승인 2014년까지 메이저 7승을 포함해 41승을 거두고도 세계랭킹에서만큼은 2인자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세계랭킹 1위에 오르지 못한 선수 중 웹 다음으로 생애 상금랭킹이 높은 선수는 7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다. 메이저 2승을 포함해 15승을 거둔 페테르센도 2007년과 2013년 두 차례 상금랭킹 2위까지 오르는 활약을 펼쳤지만 그때마다 오초아와 박인비의 벽에 막혀 여왕의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생애 상금랭킹 9위 줄리 잉스터(미국)는 전성기 시절 세계랭킹 시스템 자체가 없었고 생애 상금랭킹 11위에 올라 있는 ‘대한민국 여자골프의 전설’ 박세리도 소렌스탐과 오초아 천하에서 끝내 세계랭킹 1위 자리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은퇴를 택해야 했다.

오태식기자(ot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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