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없어도 대승' 포르투갈, 룩셈부르크에 9-0 대승...브루노 'AS 해트트릭'+하무스 멀티골!

[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포르투갈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없어도 강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포르투갈은 12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포르투갈 알가르브에 위치한 이스타디우 알가르브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예선 J조 6차전에서 룩셈부르크에 9-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포르투갈은 6승(승점 18, 득점 24, 실점 0)으로 압도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포르투갈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곤살루 하무스가 배치됐고, 하파엘 레앙, 디오고 조타, 베르나르두 실바가 2선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다닐루 페레이라, 브루노가 3선에서 호흡을 맞췄고, 4백은 디오고 달롯, 곤살루 이나시우, 후벵 디아스, 넬송 세메두가 짝을 이뤘다. 골키퍼 장갑은 디오고 코스타가 꼈다.

이날 포르투갈은 골 잔치를 벌였다. 첫 번째 득점부터 시작은 브루노의 발끝이었다. 전반 12분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브루노가 짧게 연결한 공이 문전 혼전 속 다시 브루노에게 향했다. 곧바로 아웃 프런트 킥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이나시우가 머리로 돌려놓으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두 번째 득점에도 브루노가 관여했다. 전반 17분 브루노가 전방 압박에 성공해 공을 탈취했다. 곧바로 쇄도하던 실바에게 패스했고, 하무스의 득점으로 연결됐다. 하무스는 전반 33분 하파엘 레앙의 컷백을 받아 추가골까지 만들었다. 포르투갈은 멈추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이번에도 브루노가 올린 깔끔한 크로스를 이나시우가 머리에 맞춰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은 포르투갈이 4-0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포르투갈은 후반에 더욱 몰아쳤다. 후반 12분 중원에서 강한 압박을 풀어나온 브루노가 뒷공간으로 한 번에 패스를 찔러넣었고, 이를 조타가 잡아낸 뒤 득점을 만들었다. 이 도움으로 브루노는 어시스트 해트트릭을 달성하게 됐다. 

이미 5-0의 상황. 포르투갈은 만족하지 않았다. 후반 22분 히카르두 오르타의 추가골, 후반 32분 조타의 솔로 득점까지 나왔다. 브루노도 도움만 기록하지 않았다. 후반 38분 오르타의 킬러 패스를 받은 브루노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가벼운 마무리를 보여주며 자신도 득점에 성공했다. 포르투갈은 후반 43분 주앙 펠릭스의 쐐기골까지 나오며 9-0 대승을 챙겼다.

 

포르투갈은 팀의 핵심 공격수 중 한 명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나서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승을 챙겼다. 호날두는 경고 누적으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비록 호날두가 38세의 나이에 접어들면서 과거에 비해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위엄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호날두는 이미 지난 2021년 A매치 통산 110, 111호골을 성공시키며 이란의 알리 다에이가 갖고 있던 A매치 최다골 타이틀을 가져왔다. 호날두는 이후에도 꾸준한 득점을 터트리며 A매치 통산 123골의 금자탑을 쌓고 있다. 2위와의 격차는 어느덧 14골 차이로 벌렸다.

호날두가 여전히 UEFA 유로 2024 출전을 원하고 있지만, 부재 속에도 팀은 건재한 것은 호날두 입장에서 씁쓸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포르투갈 입장에선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를 대신해 하무스, 브루노, 실바, 조타 등이 훨훨 날았기 때문이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즈 감독은 호날두와 같은 베테랑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는 경기 종료 후 "호날두는 팀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페페도 중요하다. 그들은 경험이 있다. 우리 팀에 중요한 가치를 제공한다. 우리는 경쟁력이 있고 하무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줬고, 조타도 경기에 승리할 수 있는 수준을 갖춘 선수가 됐다. 우리는 비교가 필요하지 않다. 호날두도 중요하고, 우리 팀은 호날두 없이도 승리할 준비가 됐다는 것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경기 소감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같은 태도를 보여줬기 때문에 완벽했다고 생각한다. 이미 4골이나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의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마르티네즈 감독 체제에서 승승장구 중인 포르투갈이다. 마르티네즈 감독은 벨기에 감독을 맡으며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3위의 성적을 이뤄냈지만 우승컵은 들어 올리지 못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에서도 8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은 벨기에 황금 세대의 마지막 대회였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벨기에는 1차전에서 캐나다를 상대로 1-0 승리를 챙기기는 했지만, 경기 내내 캐나다의 속도와 파워에 밀리며 고전했다. 2차전에서는 모로코에 발목을 잡혔다. 3차전 승리를 거둔다면 16강 진출이 가능했지만, 크로아티아와 비기며 결국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됐다.

마르티네즈 감독은 곧바로 사임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혔고, 벨기에 축구협회는 결별을 공식화했다. 이런 상황에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직 부임설이 흘러나왔다. 포르투갈 역시 카타르 월드컵을 끝으로 페르난도 산토스 감독과 결별했다. 이에 마르티네즈 감독을 선임하면서 다가올 UEFA 유로 2024 대회를 맡겼다. 

포르투갈은 UEFA 유로 예선에서 6경기 전승, 24골 0실점을 기록하게 됐다. 마르티네즈 감독은 "우리에게는 출발점이 있지만, 슬로바키아전에서 보았던 것처럼 계속해서 노력하고 발전해야 한다. 팀원들은 연속성과 놀라운 노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것이 역사를 만들 수 있게 해준다. 오늘 일어난 일은 당연한 일이다. 오늘의 결과는 정말 열심히 노력한 결과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90분간 컨트롤이 필요한 경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이 있을 때와 없을 때도 좋아야 한다. 소유권이 없었던 슬로바키아전에도 매우 좋았고, 공을 소유한 오늘도 좋은 일이 일어났다. 우리에겐 추가할 선수들이 있다. 벤치에서 나온 선수들은 대단한 열정과 태도로 그렇게 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날 패배로 룩셈부르크는 큰 좌절을 맛봤다. 팀이 계속된 실점을 허용하자 루크 홀츠 감독은 경기 도중 벤치를 떠나 라커룸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 '스포츠 브리프'는 "홀츠 감독은 포르투갈전 굴욕적인 패배를 당하면서 팬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그는 후반 38분 브루노가 8번째 득점을 터트리자 라커룸으로 향한 것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 종료 후 홀츠 감독은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많지 않다. 괴로웠고 실망했다. 끔찍한 기분이었다. 우리가 경기에서 충분히 뛰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 속도 면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으며, 게임의 모든 영역에서 우리는 전혀 좋지 않았다. 경기 전 오늘 승점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정말 실망스럽고 큰 좌절이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일부 선수들을 기용할 수 없었고, 레벨이 떨어지는 것이 매우 분명했다. 이러한 상대에게는 속도와 미세한 부분에서 엄청난 격차가 있었다. 우리는 완전히 압도당했다"라면서 "실망이 크다. 몇 년 전에도 이런 일이 일어났지만 길을 잃고 싶지 않았다. 우리의 목표와 길은 분명하다. 과거처럼 고개를 들고 이겨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포르투갈축구협회, 데일리 스타, 스포츠 브리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