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업계, 시장 활성화 촉구…"증권성 판단기준 정교화해야"

백지현 2023. 9. 1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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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윤창현 의원, 토큰증권 토론회 개최
"발행-유통 분리는 스타트업 수익성 악영향"

연내 미술품, 한우 등 조각투자 상품 발행을 앞둔 가운데, 조각투자업계에서 증권성 판단 기준과 발행절차를 더 정교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발행사가 직접 주식이나 채권 등 정형적 증권 형태로 발행하기 어렵다는 점을 직접 소명해야하는 점이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아울러 발행과 유통을 분리하는 정책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실상 유통시장의 실체가 명확하지 않아 조각투자사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과 핀테크산업협회가 '핀테크혁신 더하기 토큰증권 플러스'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비즈워치

업계 "증권성 판단 기준과 발행 요건 구체화" 촉구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과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핀테크 혁신 더하기 토큰증권 플러스' 세미나를 개최했다. 

윤창현 의원은 개회사에서 "토큰증권이 새로운 투자대안으로 각광을 받고 있고 각 국가들이 토큰증권발행(STO)과 관련한 제도적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도 분산원장 기술 도입을 통한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에 대한 기준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STO 생태계의 새로운 스탠다드를 세우는 동시에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하며 "입법에 최선을 다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분산원장 기술을 법에 정의함으로써 증권의 전자등록 수단으로 인정하고, 토큰증권 계좌권리를 증권사가 아닌 발행사가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근주 핀테크협회장은 "토큰증권 생태계가 안착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유연하고 전향적인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특히 투자 한도를 현실적으로 상향하는 등 시장 활성화 방안도 함께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승행 투게더아트 부대표는 토큰증권시장 전망과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투게더아트는 미술품 조각투자업체로 지난달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최초 제출했고, 현재는 증권신고서를 철회한 상태다.

 ☞관련기사 '투자계약증권 1호' 철회에 조각투자업계 가격산정 '신중'

이 부대표는 토큰의 증권성 판단원칙이 보다 명확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토큰증권으로 담을 수 있는 투자계약증권은 공동사업, 금전 투자, 타인의 수행, 결과에 따른 수익을 귀속받을 수 있는 계약상 권리 등 네 가지 특성을 갖춰야 한다"며 "미국에서는 이러한 네 가지 특성에 적합하면 증권으로 분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이와 유사한 분류기준을 활용하고는 있지만 현행 자본시장법상으로 해당 사업에 관한 (정형적) 증권의 발행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발행자가 소명할 의무를 갖는다"며 "결국 투자대상범위가 크게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과 함께 개별사례에 대해서는 투자계약증권 또는 신탁수익증권으로 분류될 수 있는지 금융당국으로부터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투자계약증권 발행시 증권신고서에 담기는 투자자보호 조치에 대해서도 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요구했다.

금융당국은 △공유지분 입증 및 가치평가, 물품보관 수단 확보 △투자자 예치금 보호 방안 마련 △위험 고지 시스템 구축 △투자자피해보상체계 마련 등을 투자자보호 수단에 포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와관련, 이 부대표는 "발행사 입장에선 투자계약증권 판단근거, 발행 플랫폼에서 갖춰야는 투자자 보호조치, 다양한 기초자산의 평가방법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며 "향후 토큰증권 생태계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명확한 증권의 판단 기준과 장내 토큰증권의 구체적인 발행 및 유통 관련 세부요건을 하루 빨리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행-유통 분리, 스타트업 수익구조에 불리

이날 세미나에서는 황태영 KPMG삼정 디지털컨설팅 파트너가 'STO 기회와 과제'란 주제의 발표도 진행했다.

KPMG삼정은 조각투자업체들을 대상으로 샌드박스 인허가 추진 및 금융회사들의 STO 신사업 추진 등을 컨설팅한 경력을 다수 갖고 있다.

황 파트너는 발행과 유통 분리 정책이 스타트업에 불리한 제도라고 평가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가이드라인을 통해 토큰증권의 발행사와 유통사를 분리하도록 결정했다. 장내 유통은 한국거래소의 디지털 증권시장을 활용하는 반면 장외 유통은 인가받은 플랫폼에 한해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황 파트너는 "미국 토큰증권 플랫폼의 경우 대부분 수익이 발행 절차에서 나오는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발행으로 돈을 버는 구조는 많이 보지 못했다"며 "발행과 유통을 분리할 경우 스타트업이 가져갈 수익에 대한 고민이 생길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만일 조각투자업체가 발행만 한다면 유통거래 플랫폼을 찾아야한다"며 "공식적으로는 한국거래소가 유통 역할을 가져가겠다고 했지만 아직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토큰증권을 발행한 뒤 어디로 유통을 할건지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이 문제는 시간이 걸리고 법적으로 뒷받침 돼줘야 가능한 부분이 있어서 모호하다고 느끼는 업체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샌드박스 인허가와 관련해서도 문턱이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파트너는 "샌드박스 적용을 준비하면서 느꼈는데 자격을 맞추는게 쉽지 않았다"며 "증권 규제가 큰 기관에 적용되는 것인데 스타트업에 똑같이 적용하다보면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장 활성화와 투자자보호의 균형을 이루는 제도 마련도 촉구했다. 황 파트너는 "규제가 너무 강하면 새로운 아이디어의 성공이 전체사업으로 확산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개인투자자 보호도 중요한 축이고 제대로 보호되지 않아 테라·루나사태와 같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감독당국과 입법기관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장려하면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백지현 (jihyun100@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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