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가계부채, 적극적 정책대응 시급"…가라앉은 경기 우려도

박광범 기자 2023. 9. 1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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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금통위원)들이 지난달 24일 '전원 일치'로 5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3.5%)하면서도 최근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는 데 우려를 제기했다.

이어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고 앞으로 성장 및 물가경로, 금융안정 상황, 주요국 통화정책 및 경기변동 등 대내외 여건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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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3.8.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금통위원)들이 지난달 24일 '전원 일치'로 5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3.5%)하면서도 최근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는 데 우려를 제기했다. 가계·기업 등 민간부문 부채가 성장과 금융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는 걱정이다. 향후 가계부채 추이 등을 살피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언급도 나왔다.

다만 경기가 가라앉고 있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진 모습도 읽혔다.

한은이 12일 공개한 '2023년 제16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8월24일 개최)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앞으로 물가는 대체로 당초 전망 경로를 유지할 것이나 성장의 하방리스크(위험)가 커진 반면 금융 불균형은 확대됨에 따라 정책목표 간 상충 관계가 심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고 앞으로 성장 및 물가경로, 금융안정 상황, 주요국 통화정책 및 경기변동 등 대내외 여건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가계부채는 정책금융 지원 등 공급요인과 주택가격 상승 기대에 따른 수요요인이 중첩되면서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정책대응이 시급해 보인다"고 했다.

다른 위원도 기준금리 동결 이유와 관련 "현재의 상황에서 기준금리 결정을 둘러싼 여건을 살펴보면 상하방 요인이 혼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는 하락 추세이지만 상당기간 목표수준(2%)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가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금리 상승 요인이지만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취약부문 리스크가 여전하고 경기가 본격 회복 국면에 접어들지 않은 점은 금리 인하 요인으로 꼽히는 현상황을 설명한 발언이다.

그는 "다음 회의 때까지 근원물가 흐름, 원/달러 환율 등 금융시장 동향과 가계부채 증가 정도, 부동산 시장을 포함한 실물경제의 회복 속도,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결정 내용 등을 점검해가면서 추가로 금리인상을 할지 여부를 포함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발(發) 리스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한 위원은 "지난 수십 년 세계는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을 누렸다"며 "값싼 물건을 대량으로 공급하면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온 중국 경제가 앞으로도 그런 역할을 해 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물가를 동반한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교역 확대와 세계화 추세 또한 국제정치·경제 환경 변화로 그 모멘텀이 고금리 정책의 효과를 점검하면서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경제의 체질 개선에 노력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다른 위원도 "중국의 경우 대외 수요 부진에 따른 수출 둔화 등의 요인으로 회복세가 약화되고 있고 부동산시장 부진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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