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5억 빅4보다 92억 김하성이 낫다…韓 최초 20-40, 화려한 피날레 가능할까

김민경 기자 2023. 9. 1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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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디에이고 김하성
▲ 김하성 ⓒ 연합뉴스/EPA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김하성(28,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사실상 모든 예상을 뛰어넘는 활약을 펼쳤다."

미국 샌디에이고 지역매체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의 평가다. 매체는 12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가 우승 후보로 떠오를 정도로 엄청난 투자를 하고도 가을야구 탈락이 임박한 이유로 잰더 보가츠, 매니 마차도, 후안 소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등 빅4의 부진을 꼽았다. 샌디에이고는 올 시즌 이 4명에게만 7800만 달러(약 1035억원)를 썼는데, 4명 모두 몸값과 기대에 걸맞지 않게 부진하면서 팀 성적도 자연히 떨어졌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구단은 빅4 가운데 3명에게 앞으로 10년 이상 9억 달러(약 1조1943억원)를 더 써야 한다'고 꼬집었다. 빅4의 활약이 올해처럼 부진하다면, 역대급 무더기 악성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짚은 것이다.

김하성은 빅4와 비교해 매우 저렴한 몸값을 받으면서 기대 이상의 몫을 해냈다. 김하성의 올해 연봉은 700만 달러(약 92억원)다. 빅4의 올 시즌 연봉 총액을 4등분한 것보다도 훨씬 적은 금액인데, 성적으로 이들을 다 뛰어넘었다. 김하성은 올 시즌 bWAR 5.9로 팀 내 1위고, 메이저리그 야수 통틀어서는 7위에 올라 있다. 한때는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10.0)에 이어 메이저리그 선수 전체 bWAR 2위에 올랐을 정도로 페이스가 좋았다. 빅4의 bWAR은 타티스 주니어(4.9), 소토(4.3), 보가츠(3.4), 마차도(2.5) 순이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미국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수비부터 공격, 주루까지 김하성이 지금 하고 있는 모든 것은 정말 좋은 무언가의 시작이다. 올스타가 되기 직전 단계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김하성이 장래에 올스타가 되길 기대한다"며 올해로 빅리그 3년차인 김하성의 가파른 성장세에 놀라워했다.

빅4의 부진으로 설명되는 샌디에이고의 투자 실패로 가을야구 희망은 사라졌지만, 김하성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하성은 올 시즌 140경기에서 타율 0.270(488타수 132안타), 17홈런, 35도루를 기록했다. 생애 첫 20홈런 고지까지 홈런 3개가 남았고,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 40도루 진기록까지는 5개를 남겨뒀다. 남은 시즌 20홈런-40도루를 달성하면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 역사로 남는다.

▲ 김하성.
▲ 35호 도루에 성공한 김하성 ⓒ 연합뉴스/EPA

도루 페이스는 나쁘지 않다. 김하성은 12일 LA 다저스와 원정경기에 1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시즌 35호 도루에 성공했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좌전 안타로 출루했고, 다음 타티스 주니어 타석 때 2루를 훔쳤다. 김하성이 빠른 발로 득점권 상황으로 바꾼 덕분에 소토의 좌전 적시타에 힘입어 득점해 1-0 선취점을 뽑을 수 있었다.

홈런 페이스는 다소 아쉽다. 지난달 22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을 끝으로 19경기째 추가 홈런이 나오지 않고 있고, 지난달 24일 마이애미전 이후로는 장타도 고갈된 상태다. 꾸준히 안타는 생산하고 있지만, 리드오프의 출루 임무에 더 집중한 탓인지 단타만 생산되고 있다.

호타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현재 추신수(SSG 랜더스)뿐이다. 추신수는 2009년(20홈런-21도루), 2010년(22홈런-22도루), 2013년(21홈런-20도루)까지 모두 3차례 20-20을 달성했다.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의 남은 시즌 17경기에서 홈런 3개를 더 생산하면 한국인 역대 2번째이나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20-20에 가입하게 된다. 그러면 자연히 한국인 최초로 20-30 클럽까지 가입한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대도' 스즈키 이치로(은퇴)의 뒤를 이어 아시아 메이저리거 역대 2번째 40홈런 고지를 밟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치로는 2001년 56도루로 아시아 메이저리거 최다 기록을 세웠고, 2006년(45도루) 2008년(43도루) 2010년(42도루) 2011년(40도루)까지 포함해 5시즌이다 40도루를 달성했다. 김하성이 2011년 이치로 이후 12년 만에 40도루를 달성하는 아시아 선수가 될 수 있을지도 눈길을 끈다.

김하성은 올해 풀타임 2루수로 안정적인 수비를 자랑하면서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20-40까지 달성하며 개인 최고 시즌을 더더욱 화려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김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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