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황금연휴 암표 기승…코레일, 수사의뢰 계획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오픈채팅 등에 게시물
4만6800원짜리 열차표 7만8000원에 거래되기도

서울역에서 귀성객들이 고향으로 출발하는 KTX를 타고 있다.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6일간의 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 열차 승차권에 웃돈을 얹어 파는 불법거래(암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12일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과 오픈채팅에서는 추석 열차표를 판매한다는 게시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한 중고거래에서는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28일 정가 4만6800원에 판매되는 KTX 서울 용산∼광주 송정 열차표가 7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추석 전날과 당일 서울 용산~광주 송정 하행선은 전부 매진된 상태다. 또다른 사이트에서는 모든 열차 노선에서 2만원 웃돈을 요구하고 있다.

가격을 제안받는 게시물도 눈에 띈다. 단속을 의식한 듯 '열차표 삽니다'로 글을 올려 판매하는 방식으로도 진행되고 있다.

열차 승차권을 정상 가격보다 비싸게 파는 행위는 ‘철도사업법 제10조의 2’를 위반하는 불법행위로 자신이 구입한 가격을 초과한 금액으로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거나 이를 알선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암표 판매자는 최대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한국철도(코레일)는 12일부터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코레일톡'에 열차 승차권 불법거래 신고 채널 '암표제보 게시판'을 신설하는 등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중고거래 사이트나 익명의 채팅방에서 거래되는 암표를 적발하기는 쉽지 않다.

코레일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암표제보를 이용해 불법거래가 적발된 경우는 지난 2021년 설연휴 기간 단 1건에 불과하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씨(39)는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28일에는 본가인 대전으로 가는 열차표가 모두 매진이라 암표라도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전 대덕구 송촌동에 거주하는 최모씨(28)는 "승용차가 없어 고향인 부산에는 기차로 가야하는데 원하는 시간의 열차표를 구하지 못해 이번 추석에는 못 내려갈것 같다"며 "매번 연휴를 앞두고 열차표 예매기간에는 열차표 예매로 일도 제대로 못하게 된다"고 호소했다.

코레일은 불법거래 관련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는 경우 경찰청 등에 수사 의뢰할 계획이다. 암표 판매자를 특정할 수 있도록 유효한 정보를 제보하는 사람에게는 열차 승차권 할인 쿠폰 등 소정의 보상도 지급할 계획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정당한 승차권을 소지하지 않을 경우 부정승차에 해당되어 원운임과 최대 30배 이내의 부가운임까지 지불하는 추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판매자가 승차권을 중복으로 판매하거나, 판매 이후 취소하는 등 피해를 입지 않도록 불법 승차권을 구매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pressk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