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 보스톤' 강제규 감독 "음주운전 배성우, 미안해하고 힘들어했다"[인터뷰]①
"후반작업하며 여러 생각…주변 고견 들었다"
강제규 감독은 12일 오후 영화 ‘1947 보스톤’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화 ‘1947 보스톤’은 촬영은 사실 2018년 강 감독이 시나리오를 받고 2019년 촬영을 시작해 2020년 크랭크업했던 영화다. 2021년 설 연휴 개봉을 목표로 후반작업까지 거의 마무리됐으나,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2020년 11월 출연 배우 배성우의 음주운전 혐의로 오랜 기간 개봉을 미뤘다. 약 4년 만인 올 추석 연휴 관객들을 만나는 상황.
배성우는 ‘1947 보스톤’에서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했던 손기정 선수(하정우 분)가 마라톤 부문 금메달과 함께 세계 신기록을 경신했을 당시, 함께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했던 동료 남승룡 선수 역을 맡았다. ‘제2의 손기정’으로 불리던 손기정의 제자 서윤복(임시완 분), 손기정과 함께 1947년 제51회 보스턴 마라톤대회에 출전한 인물이다. 엄마같은 다정함과 넉살로 극 중 다소 딱딱하고 무뚝뚝해질 수 있던 서윤복과 손기정의 관계를 환기시켜주는 중요한 역할이다.
강제규 감독은 이와 관련 제작보고회 당시 괴로운 심정으로 배성우의 편집 여부를 고민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다만 주변의 의견들을 듣고, 그 시대를 살아간 실존 영웅들의 이야기가 특정한 사실 때문에 변형되거나 축소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편집에 임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1947 보스톤’의 완성본에서도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훼손시키지 않되, 대중의 여론도 존중하는 선에서 강 감독이 배성우의 출연 분량 편집에 상당한 고민을 들인 흔적이 느껴졌다.
강제규 감독은 이날 인터뷰에서 배성우와 연락을 나눈 적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가끔씩 통화도 하고 특히 첫 제작보고회 때 그의 전화를 받은 기억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한 시간 넘게 통화를 했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다. 자기도 너무 미안해하더라”며 “(배성우는)당연히 이런 일이 없었으면 홍보도 열심히 돕고 했었어야 당연한데 스태프들과 배우들, 특히 감독님에게 마음의 힘듦을 준 거 같다며 너무너무 힘들어했다”고 고백했다.
자신 역시 많은 고민을 거쳤다고. 강제규 감독은 “저도 후반작업하면서도 여러 많은 생각들이 있었고 그래서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 했다”며 “저도 이런 경험이 처음이다. 지혜롭게 잘 헤쳐나가고 싶었다. 그렇다 해서 영화를 개봉 안 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작년에도 이미 개봉 준비는 다 마친 상태였지만, 그래도 배성우라는 배우가 우리 관객들과 만나기엔 아직 좀 이르다는 판단으로 1년을 또 기다렸다. 내부적인 아픔들이 많았다”며 “그래서 고견을 잘 듣고 제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편집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마무리 했던 거 같다”고 솔직히 답변했다.
영화 ‘1947 보스톤’은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이야기다. 대한민국 마라톤의 전설이자 영웅인 손기정(하정우 분)과 그의 제자 서윤복(임시완 분)의 실화를 다뤘다. 영화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장수상회’ 등을 연출한 강제규 감독이 약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추석연휴인 9월 27일 개봉한다.
한편 배성우는 지난 2020년 11월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됐다. 당시 그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지인과 술을 마신 뒤 운전을 하다 적발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08% 이상이었다. 이후 지난 2021년 7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긴 자숙 끝에 지난해부터 조금씩 작품을 통해 모습을 비추고 있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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