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로 밀려드는 투자…"中, 더는 美 최대 무역파트너 아냐"
"이미 美에 통합" 주장도…멕시코 주지사 "테슬라 등 20조원 투자"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신냉전이 비즈니스의 기회가 되면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위치에 있는 멕시코가 이 기회를 잡느냐 아니면 놓쳐버리느냐의 갈림길에 섰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 중국이 더는 미국의 최대 무역 상대가 아니고 수십억 달러가 미국 남부와 국경을 접한 멕시코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으로 인해 글로벌 무역이 재편되고 있다.
미국은 지정학적인 경쟁국들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지역적으로 더 가까운 곳에서 수입품을 조달하려 하고 있다.
미국의 이런 방향에 멕시코가 제격이고, 이는 미국의 최대 상품 공급국으로 중국을 앞지르는 요인이 되고 있다.
멕시코는 수출 회복에 더해, 올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통화로, 또한 가장 실적이 좋은 주식시장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50억 달러(6조6천억원) 규모의 공장 건설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인 지난해에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이미 40%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멕시코는 이미 좋은 기회를 놓친 역사가 있다.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발효됐으나 이후 연평균 성장률은 약 2%에 그쳤다. 개발도상국보다 훨씬 낮아 수백만 명의 멕시코인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할 만큼 충분하지 않았다.
또한 현재의 호황을 단축할 수 있는 오래되고 새로운 장애물도 많다.
대통령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가 이끄는 현 정부는 경제와 관련해 국가 역할을 강화하려 하면서 재계와 반복적으로 충돌해왔다.
멕시코 기업들도 급성장을 더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차입과 투자를 꺼렸다.
결국 미국에 대한 공급자로서 중국을 대체하기 위한 경쟁에서 베트남 등으로부터 치열한 도전을 받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불규칙한 송전과 제한된 산업 공간, 부족한 용수로 인해 인프라에 대한 부담은 더욱 가중되는 실정이다.
이런 결함에도 멕시코의 일부 지역은 현재 산업이 부흥하는 도시처럼 보인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예컨대 테슬라가 대규모 공장을 짓기 시작한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지역에서는 공사가 여기저기 한창이다. 창고시설은 천장과 문이 설치되기 전에 판매될 지경이다.
주 당국에 따르면 테슬라가 텍사스와 누에보레온주에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 이후 30개 이상의 회사가 옮겨왔다.
제너럴모터스(GM), 기아, BMW 등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도 2021년 초부터 멕시코에 전기차 투자를 발표했다. 전자와 가전 업체는 물론 항공우주와 플라스틱 산업도 성장하고 있다.
산업단지도 빠르게 채워져 멕시코 민간산업단지협회(MAPIP)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공실률은 지난해 2.1%로 감소했다. 몬테레이에서 임차하려면 현재 일반적으로 10년 약정이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멕시코로서는 니어쇼어링(인접 국가로 생산기지 이전) 붐의 혜택을 더 널리 확산하고 경제를 더 빠른 성장 궤도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자국 내 투자 회복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수출을 위해 조립할 부품을 더 많이 수입해야 하며 멕시코 국내의 부가가치는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멕시코 중앙은행 부총재를 지낸 헤라르도 에스키벨은 글로벌 기업이 주목하고 매력을 느끼는 이유가 "멕시코가 이미 미국에 통합돼 있기 때문"이라며 심지어 멕시코가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더 많은 투자를 가져올 것이라고 낙관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이런 가운데 테슬라와 연관 공급업체들은 멕시코에 향후 2년 동안 150억 달러(20조 원)를 투자한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사무엘 가르시아 누에보레온 주지사는 전날 열린 한 행사에서 "테슬라와 그 공급업체만으로도 2년 안에 150억 달러의 투자를 창출할 것"이라며 주 정부로서는 고속도로 등 공공사업에 더 지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이전에 멕시코 관리들이 발표한 50억 달러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그러나 테슬라나 주 당국 모두 주지사의 발언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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