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서초동에 국내 최초 미술관형 수장고 개관
12월까지 최종 설계자 선정 예정
2028년 서울 서초구 구 국군정보사령부 부지(서초동 1005-6)에 국내 최초 미술관형(개방형) 수장고가 건립된다. 해당 부지는 국군정보사령부가 2013년 경기도 안양으로 이전한 후 10년 가까이 공터였던 상황이다.
수장고(收藏庫)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소장품을 보관하는 곳인데, 미술관형 수장고는 보관하는 소장품을 미술관 전시품처럼 시민에게 전면 공개하는 것이다.
수장고 건립엔 예산 약 1260억이 투입된다. 대지면적은 5800㎡(1754평), 연면적 1만9500㎡(5898평)이다. 예산은 ‘서리풀 특별계획구역 개발사업’의 기부채납으로 조성된다. 서리풀 특별계획구역 개발사업은 구 국군정보사령부 부지에 수장고와 함께 업무시설과 판매시설을 만드는 사업으로, 사업에서 나올 이윤을 기부채납하는 것이다.
이 수장고는 국내 최초로 보유한 모든 소장품과 미술품의 복원 과정을 100% 공개할 예정이다. 수장고에는 공예·조각·회화 등 서울시 대표 소장품 10만점이 전시된다.
현재 서울시가 보유하는 소장품은 약 45만점 정도로, 이중 5%인 2만2500점만 공개된 상황이다. 나머지 자원들은 일부 연구자나 관계자들만 관람이 허용될 뿐, 일반인의 접근은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수장고 개장과 함께 숨겨진 소장품들이 관객을 찾아갈 예정이다.
미술관형 수장고는 시민들에게 작품을 개방하고 활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지난해 10월 네덜란드 출장을 갔던 오세훈 시장이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네덜란드 로테르담 위치)’이라는 수장고를 보고 착안해 미술관형 수장고를 건립하게 됐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은 약 15만점 이상의 작품을 수장하면서 시민에게 개방된 미술관형 수장고다.
서울시는 이번 수장고 설계 공모를 위해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 상’ 수상자들을 대거 초청한다.
런던 시청, 런던 밀레니엄 브릿지를 설계한 포스터 앤 파트너스(Poster+Partners)사와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를 설계한 헤르조그 드 뫼롱사(Herzog&de Meuron), 유현준 홍익대 교수 총 7명의 건축가를 초청한다. 서울시는 올 12월 공개 프리젠테이션을 거쳐 최종 설계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방형 수장고는 최근 세계적인 박물관·미술관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며 선도적인 시대의 아이콘”이라며 “이번 수장고 건립을 통해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창의적 건축물이자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랜드마크가 탄생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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