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미술관형 수장고' 설계에 '애플파크' 건축사 참여
전세계 유명 건축사 대거 참여...국내에선 유현준 건축가
소장품은 물론 건축물도 문화예술 콘텐츠로 감상
[파이낸셜뉴스] 서울에 미술관형 수장고가 생긴다. 소장품과 미술품 복원과정을 100% 대중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미술관형 수장고는 일종의 융합형 뮤지엄이다. 작품을 보관하는 용도인 수장고가 새로운 형태의 미술관으로 활용되는 추세에 발맞춘 것이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해 네덜란드 로테르담 박물관 공원에 위치한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 수장고를 방문한 뒤 미술관형 수장고 건립을 본격 검토했다.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은 약 15만 점 이상의 작품을 수장하고 관리하기 위해 세운 건축물이다. 방문객들은 다양한 소장품들을 친근하게 감상할 수 있다. 소장품을 복원 중인 연구실 모습도 유리벽 너무로 관찰할 수 있다.
미술관형 수장고는 '서리풀 특별계획구역 개발사업' 중 토지와 건축물을 조성, 공공에 기부채납 하는 방식으로 조성된다. 서리풀 특별계획구역 개발사업은 서초구 서초동 1005-6번지 일대 9만7275.2㎡를 개발하는 것이다.
미술관형 수장고를 통해 관람객은 공예·조각·회화·고고(考古) 등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서울시 대표 소장품 약 10만점(최대 수장량)을 생생하게 만나보게 된다. 그동안 서울시 산하 박물관·미술관(서울역사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공예박물관, 한성백제박물관 등)이 소장한 자료 중 학술적·심미적 가치가 높음에도 미처 선보이지 못했던 우수한 문화예술 자원들을 적극 공개할 방침이다.
유리창이나 가이드 투어, 다양한 체험 및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전체 소장품의 공개율을 30%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관람객의 시선과 동선을 고려한 배치를 통해 소장품의 진정한 주인인 ‘시민’의 문화 향유 수요에 적극적으로 부응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시는 기존 미술관의 정형화된 패러다임을 벗고 변화와 실험이 공존하는 랜드마크를 건립하기 위해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 건축가들을 포함한 국내외 최고의 건축가 7명을 초청해 설계 공모에 나선다. 공모 지침서를 9월 8일(금)에 서울시 설계공모 전용 홈페이지(project.seoul.go.kr)에 올리고 본격적인 국제 설계공모를 시작한다.
해외건축가로는 런던 밀레니엄 브릿지·런던 시청, 애플파크와 전 세계 애플스토어를 설계하고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포스터앤파트너스(영국), 런던 테이트모던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를 설계하고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헤르조그 드 뫼롱(스위스), 세계 최고의 개방형 수장고인 로테르담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을 설계한 MVRDV(네덜란드), IOC본부와 유엔시티를 설계한 3XN(덴마크)가 참여한다.
국내 건축가로는 부띠끄모나코, 상하이엑스포 한국관을 설계한 조민석 건축가, 클리오사옥으로 2021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한 임재용 건축가, 2016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하고 유튜브 채널 '셜록현준'으로 잘 알려진 유현준 건축가가 참여한다.
설계 공모 심사는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한 공개 프리젠테이션 방식으로 진행한다. 오는 12월 심사를 거쳐 연내 보이는 수장고의 밑그림을 그릴 설계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홍선기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유례가 없을 만큼 세계적 건축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혁신과 도전, 실험이 실현되는 건축물을 구현해 민간과 공공이 함께 만든 성공적인 사례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경주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개방형 수장고는 최근 세계적인 박물관·미술관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며 선도적인 시대의 아이콘이다"라며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창의적 건축물이자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 랜드마크가 탄생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초구 미술관형 수장고는 대지면적 5800㎡, 연면적 1만9500㎡에 조성비(공공기여비) 1260억(공사비 약 1000억, 설계비 약 65억 등)을 투입해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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