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정보사 부지에 ‘보이는 수장고’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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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2028년까지 서초구 옛 국군정보사령부 부지에 '보이는 수장고(가칭)'를 조성하기로 했다.
박물관 및 미술관의 소장품을 저장하는 수장고를 열린 공간으로 지어 새로운 문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12일 서초구 옛 정보사 부지에 들어설 '보이는 수장고' 조성 계획을 공개했다.
수장고는 박물관 및 미술관의 소장품을 보관하는 일종의 금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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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 네덜란드 출장서 영감
2028년 문 열고 일반에 공개
서울시 소장품 공개율 5% → 30%
서울시가 2028년까지 서초구 옛 국군정보사령부 부지에 ‘보이는 수장고(가칭)’를 조성하기로 했다. 박물관 및 미술관의 소장품을 저장하는 수장고를 열린 공간으로 지어 새로운 문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 모든 소장품 공개하는 ‘열린 수장고’
서울시는 12일 서초구 옛 정보사 부지에 들어설 ‘보이는 수장고’ 조성 계획을 공개했다. 수장고는 박물관 및 미술관의 소장품을 보관하는 일종의 금고다. 새 수장고는 5800㎡(약 1760평) 면적에 1260억 원을 들여 조성된다. 민간 컨소시엄 SBC PFV가 진행 중인 개발사업 부지 일부에 수장고를 조성하고 시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수장고는 도난 또는 변질 우려로 대중에게 잘 공개되지 않았다. 시 소속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보유한 작품 45만 점(올 6월 기준) 중 전시 또는 공개된 작품은 약 5%에 불과했다. 나머지 작품들은 연구자와 관계자 등 소수만 접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새 수장고는 수장고에 저장되는 모든 소장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등이 일부 층을 ‘보이는 수장고’로 운영하고 있지만, 수장고 전체를 개방형으로 운영하는 건 처음이다. 시 관계자는 “최근 세계 박물관 운영의 패러다임이 ‘관리’, ‘수집’에서 ‘개방’, ‘활용’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발맞추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 혁신적 디자인 적용해 랜드마크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10월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개방형 수장고인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를 방문해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이곳에는 작품 약 15만 점이 적당한 온도 및 습도에 따라 5개의 구역에 나뉘어 보관돼 있다. 관람객들은 소장품 사이에 조성된 계단을 오르내리며 자유롭게 작품을 구경할 수 있다. 작품의 보존 및 복원 과정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시는 새 수장고에 공예·조각·회화·고고 분야 소장품 약 10만 점을 보관·공개할 계획이다. 서울역사박물관과 서울시립미술관, 서울공예박물관, 한성백제박물관 등이 소장한 자료 중 학술·심미적 가치가 높지만 미처 선보이지 못했던 작품들을 적극 선보인다는 것이다. 소장품을 보존 처리하는 공간도 시민들에게 개방한다. 시 관계자는 “소장고를 적극 활용하면 시 소장품의 공개율을 현재 약 5%에서 약 3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수장고에 혁신적 디자인을 적용해 건물 자체를 하나의 ‘종합 예술’로 구현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둥근 냄비 형태의 외벽에 1664개의 미러 글라스가 붙은 판 뵈닝언의 수장고처럼 건축적 가치가 뛰어난 건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시는 프리츠커 상을 수상한 헤르조그 드 뫼롱사(스위스), 판 뵈닝언 수장고를 설계한 MVRDV사(네덜란드), 2016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한 유현준 건축가 등 7팀을 초청해 설계 공모에 참여시킬 계획이다. 공개 프리젠테이션 심사를 거친 뒤 연내에 설계자를 선정한다.
최경주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개방형 수장고는 지금의 시대를 선도하는 아이콘”이라며 “보이는 수장고가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창의적 건축물이자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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