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이 갑인가” 계속되는 방송 촬영 갑질 논란[스경X초점]

하경헌 기자 2023. 9. 12. 17: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촬영장 스태프의 갑질 관련 의혹 폭로글이 나온 JTBC 새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의 주요 출연배우 장기용(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천우희, 수현, 고두심. 사진 JTBC



하루가 멀다 하고 연이어 제작되고 있는 각종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대중. 플랫폼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을 것 같던 두 주체가 일상에서 스칠 수 있는 계기가 있다. 바로 촬영 현장이다.

촬영 현장의 활기와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대중에 좋은 이미지를 주고, 배우나 스태프에게도 힘으로 작용하지만 최근 이와 반대되는 사례가 다수 나타나 우려를 주고 있다.

지난 10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촬영장 갑질’에 대해 하소연하는 누리꾼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누리꾼은 “촬영장에서 갑질을 당했다”고 밝히며 “하혈을 한 산모인 아내와 병원 본관에 들어가려 하자 드라마 촬영 중이라고 제지당했다”고 밝혔다.

최근 촬영장 스태프 갑질 관련 의혹 게시글이 올라온 KBS2 딘막극 ‘고백공격’의 주연 배우 김도훈. 사진 스포츠경향DB



이 드라마는 결국 배우 장기용, 천우희 주연의 JTBC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은 갑질 촬영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병원 측과 협의해 이용객의 동선 전체를 막지 않는 선에서 양해를 구해 촬영을 진행했음에도 보호자 분께 불편을 드린 점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같은 날 대학생들이 이용하는 캠퍼스 커뮤니티에도 다음 달 방송이 예정된 KBS ‘드라마 스페셜 2023’의 한 작품 ‘고백공격’과 관련한 비판의 글이 올라왔다. 이 작품은 최근 서울 흑석동 중앙대 교내에서 촬영을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드라마 촬영팀이 학생들에게 ‘조용히 하라’ ‘고개 숙여라’ 등의 말을 거칠게 지시했다”며 “통로를 막거나 도서관 이용 학생을 막아서는 등 갑질을 저질렀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인천국제공항 촬영장에서 스태프의 갑질 의혹이 불거진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2’의 티저 포스터. 사진 넷플릭스



드라마는 디즈니플러스 ‘무빙’을 통해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김도훈과 신예 채원빈이 캐스팅돼 방송 전부터 대중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방송 전부터 촬영 현장의 잡음이 먼저 공개되면서 드라마의 이미지가 적지 않게 실추되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그런데 이러한 사례는 최근 불거진 두 차례에 국한되지 않는다. 드라마, 영화, OTT 플랫폼 등을 통해 촬영작품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촬영기한을 맞춰야 하는 스태프와 일상을 이어가야 하는 시민 사이의 충돌이 빈번해졌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기대작 ‘오징어 게임 2’는 인천국제공항 촬영 중 한 스태프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려는 승객들을 막아서며 짜증 섞인 언사를 뱉어 문제가 됐다. 제작진은 논란이 불거지자 결국 사과했다.

배우 박보검과 아이유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역시 촬영장에서의 잡음이 들려왔다. 전북 고창 청보리 축제 현장에 촬영장이 차려졌는데, 유채꽃밭에 들어가려는 시민들이 스태프로부터 제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의 제작진 역시 “스포일러 유출 방지를 위한 노력이었지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최근 촬영장 스태프 불법주차 이슈가 불거진 SBS 드라마 ‘7인의 탈출’ 포스터. 사진 SBS



이 밖에도 드라마 ‘이제, 곧 죽습니다’ ‘사랑한다고 말해줘’ ‘무인도의 디바’ ‘7인의 탈출’ 등 드라마뿐 아니라 채널A의 예능 ‘하트시그널 4’ 역시 시그널 하우스 인근 주민들의 민원을 받는 등 촬영장에서 스태프와 시민의 갈등은 이제 흔하게 찾을 수 있는 사건이 됐다.

고도의 집중을 요구하는 촬영장 그리고 이에 따라 잔뜩 예민해진 스태프와 배우들의 상황을 일상을 보내는 시민들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스태프가 사전에 촬영장 인근에 푯말 등으로 협조를 요청하거나 좀 더 체계적으로 촬영장 시민 응대에 나서야 한다는 시선이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최근 주 52시간 관련 이슈 등으로 촬영 회차가 밀리면 예산이 더 늘어나는 점 때문에 최대한 주어진 시간에서 촬영을 진행하다 보니 마찰이 생긴다”며 “제작사나 방송사 측에서 야외촬영 때 시민을 통제해야 할 일이 생길 때 푯말이나 전문 스태프들을 통해 부드럽게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일이 이러한 마찰을 줄일 수 있다. 최근 SNS의 영향으로 작품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쉽게 쌓일 수 있기에 제작사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