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옛 정보사 부지에 국내 최초 '보이는 수장고' 들어선다

권혜정 기자 2023. 9. 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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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 건립 목표…모든 수장품, 시민과 공유
조성비 1260억원 투입…세계적인 건축가 참여 '국제 설계 공모'
지난 3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럽 출장 중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을 관람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서울시는 서초구 구(舊) 정보사 부지에 오는 2028년까지 국내 최초의 '보이는(미술관) 수장고'를 건립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수장고는 보유한 모든 소장품과 미술품의 복원과정까지 100% 공개하는 국내 최초의 사례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열린 미술관형 수장고'의 첫 사례가 될 예정이다.

서초구 '미술관형 수장고'는 대지면적 5800㎡, 연면적 1만9500㎡에 조성비(공공기여비) 1260억(공사비 약 1,000억, 설계비 약 65억 등)을 투입해 조성된다.

'미술관형 수장고'는 제한된 박물관·미술관의 일방적인 소통방식에서 벗어난 '융합형 뮤지엄'이다. 오늘날 세계 뮤지엄 운영의 패러다임이 기존의 '관리'와 '수집'의 개념에서 시민과 함께 소통하는 '개방'과 '활용'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에 발맞춘 시도다. 이번 '미술관형 수장고' 건립은 지난해 오세훈 시장이 네덜란드 출장에서 방문한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의 혁신 사례에서 건립 검토가 시작됐다.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박물관 공원에 위치한 '개방형 수장고'로 보이만스 판 뵈닝언 컬렉션이 소장 중인 약 15만 점 이상의 작품을 수장하고 관리하기 위해 세워진 건축물이다.

이번 미술관형 수장고는 민간의 '서리풀 특별계획구역 개발사업'의 기부채납으로 조성된다. 사업주체인 SBC PFV(주)(엠디엠그룹, 신한은행, 이지스자산운용), 서초구, 서울시의 협의를 거쳐 지일 12일 김의승 서울시 행정1부시장, 전성수 서초구청장, 이동준 SBC PFV(주)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협약식이 열렸다.

서리풀 특별계획구역은 서초구 서초동 1005-6번지 일원(9만7275.2㎡)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연면적 5억9059만3500㎡에 업무 및 판매시설이 들어선다. '미술관형 수장고'는 민간이 사업의 인센티브를 위해 토지와 건축물을 조성해 공공에 기부채납 하는 방식으로 조성된다.

미술관형 수장고를 통해 관람객은 공예·조각·회화·고고(考古) 등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서울시 대표 소장품 약 10만 점을 생생히 만날 수 있다. 그동안 서울시 산하 박물관·미술관이 소장한 자료 중 학술적·심미적 가치가 높음에도 미처 선보이지 못했던 우수한 문화예술 자원들을 적극 공개할 방침이다.

서울시 '미술관형 수장고'는 유리창이나 가이드 투어, 다양한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우수한 소장품을 적극 공개해 전체 소장품의 공개율을 30%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또한 관람객의 시선과 동선을 고려한 배치를 통해 소장품의 진정한 주인인 '시민'의 문화 향유 수요에 적극적으로 부응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수장고 건축을 하나의 '종합예술'로 조명해 건축물 그 자체를 하나의 문화예술 콘텐츠로 차별화한다. 창의적·혁신적 건축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해 건축가의 설계의도나 건축과정, 건축방식과 특징 등에 대한 설명과 체험을 더한 형태의 과정을 운영한다. 관람객은 단지 수장고만, 또는 기획전만 관람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예술물'로 수장고 자체를 경험하게 된다.

시는 소장품의 보존처리와 분석을 담당하는 보존처리공간도 시민에게 개방한다.

기획전시실에서는 소장품을 활용해 시대와 장르, 재질, 소장처를 초월하는 독창적인 기획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한층 진화된 '미술관형 수장고'를 구현해 세계 유수 박물관․미술관과 교류 협력한다.

서울시는 기존 미술관의 정형화된 패러다임을 벗고 변화와 실험이 공존하는 랜드마크를 건립하기 위해 '프리츠커 상'을 수상한 건축가들을 포함한 국내외 최고의 건축가 7명을 초청해 설계 공모에 나선다.

해외건축가로는 런던 밀레니엄 브릿지·런던 시청, 애플 파크와 전 세계 애플 스토어를 설계하고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포스터 앤 파트너스사(영국), 런던 테이트모던·뮌헨 알리안츠 아레나를 설계하고 프리츠커 상을 수상한 헤르조그 드 뫼롱사(스위스), 세계 최고의 개방형 수장고인 로테르담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을 설계한 MVRDV사(네덜란드), IOC본부와 UN City를 설계한 3XN사(덴마크)가 참여한다.

국내 건축가로는 부띠끄 모나코,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을 설계한 조민석, 클리오 사옥으로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한 임재용,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하고 유튜브 채널 '셜록현준'으로 유명한 유현준 건축가가 참여한다.

서울시는 설계 공모 심사를 시민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공개 프리젠테이션 방식으로 진행한다. 오는 12월 심사를 거쳐 연내 보이는 수장고의 밑그림을 그릴 설계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 설계공모의 심사위원으로는 김성홍(서울시립대학교 교수)와 Grace La(하버드 디자인대학원 건축학과 학장) 등 6명이 선정됐다.

홍선기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이번 건립은 40년간 미지의 땅이었던 대상지를 시민에게 온전히 그 가치를 돌려주는 데 의의가 있으며, 민간과 공공이 균형을 유지하며 상호 상생하는 좋은 사례"라며 "그 유례가 없을 만큼 세계적 건축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혁신과 도전, 실험이 실현되는 건축물이 구현돼 민간과 공공이 함께 만든 성공적인 사례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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