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 앓다 완치"…오명으로 얼룩진 대종상, 올해는 명예 되찾을까(종합) [N현장]

정유진 기자 2023. 9. 1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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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15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서 개최
대종상영화제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제59회 대종상은 얼룩을 지우고 '한국의 아카데미상'이라는 지향점에 걸맞은 변화를 맞이할 수 있을까.

12일 오후 2시 건국대학교 새천년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제59회 대종상영화제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장호 통합 위원장과 김용기 조직위원장, 양윤호 집행위원장, 홍보대사 배우 양동근과 정혜인, 그리고 올해 영화제의 공동주최기관인 경기아트센터 서춘기 사장이 참석했다.

이날 이장호 위원장은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고 "홍역을 몹시 앓다가 완치한 느낌이다, 뒤늦게 강남 갔던 제비가 봄에 오지 않고 가을에 온 것 같이 기쁜 날이다, 그동안 대종상이 홍역 같은 병을 앓고 그야말로 대중들에게서 떠났고, 상당히 오랜 시간을 걸쳐서 그것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많았었지만 운이 닿지 않아 이뤄지지 못했다가 드디어 좋은 사람들에 의해 회복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장호 통합 위원장/ 대종상영화제
김용기 조직위원장/ 대종상영화제

올해 새롭게 취임한 김용기 조직위원장은 "보통 조직위원장은 3~4년 이렇게 하는데 여기는 6년이다, 그런데 재밌는 게 제가 사표를 내야 나가는 거지 사표를 안 내면 자동 연임이라고 하더라"라며 "나도 문화예술사업을 하는 사람이고, 이 공간도 저희 회사가 운영하는 공간이다, 25년을 운영했다, 대종상 조직위원회는 어설프게 하지 않을 거고 제대로 한 번 잘해서 대종상의 옛날 명성 찾는데 틀림없이 일조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59회를 맞는 대종상영화제는 청룡영화상과 더불어 역사와 전통이 깊은 영화 시상식이지만, 지난 2015년 영화인 보이콧 사태와 공정성 논란 등을 겪으며 그 위상이 무너졌다. 당시 대종상영화제는 불참자에는 상을 주지 않겠다고 했다가 영화인들로부터 보이콧을 당했으며 이후에도 방송 사고와 대리 수상 논란 등의 홍역을 치렀다. 2020년에 수상 주인공이 다수 부재한 제56회 시상식을 치른 후 지난 2022년 제58회 대종상 영화제 때 혁신안을 발표하고 변화를 예고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대충상'의 오명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국민심사단 대상 NFT 발행 제도나 미흡했던 중계 방송 등이 비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해 시행한 국민심사단 제도는 남녀 주연, 조연, 신인상에 국민이 직접 투표할 수 있는 제도인데, 국민심사단이 되기 위해서는 대종상에서 발해한 NFT를 유료로 구매해야 했다. 그 뿐만 아니라 NFT 구매 갯수에 따라 혜택을 차등으로 부여하며 논란이 됐다.

양윤호 집행위원장은 "NFT는 전부 회수하겠다고 공지했다"며 "그쪽 시장이든 문화를 바라보는 면에서 그쪽 산업에 도움이 돼서 협력을 했다, 그런데 그게 안 돼서 원한다면 다 회수하겠다고 했다, 올해도 100명의 국민 심사단이 있어서 회수를 원치 않고 참여를 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요청을 받아 전용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김용기 조직위원장, 이장호 통합위원장, 서춘기 경기아트센터사장, 양윤호 집행위원장/ 대종상영화제

미흡했던 중계 방송에 대해 김용기 위원장은 "작년 중계방송은 방송국에서 하지 않고 ENA가 준비를 했는데 대행만 한 거였고, 전체 행사를 조직위원회 안에 팀이 하다보니 내가 보더라도 미흡한 점이 많았다"며 "금년에는 방송국을 공모 하려고 한다, 방송에 맡겨서 하면 잘 할 것이다"라며 " 나머지는 저희 조직위원회가 운영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작년과 같은 질문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믿고 봐달라"고 당부헀다.

양윤호 집행위원장은 "59회를 맞아서 반성할 것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 분명히 저희가 잘못했고 잘못한 것을 알고 기억하고 준비하면서 잊지 않고 다시 준비하겠다는 다짐으로 이해해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대종상영화제도 다양한 개편 방안을 내세워 새로운 꾀한다. 영화계 원로인 이장호 감독이 통합 위원장을 맡고, 위니아트컴퍼니 김용기 대표가 조직위원장을, 양윤호 감독이 집행위원장을 맡아 이끄는 등 조직위원회와 집행위원회를 강화했다.

대종상 개편안은 '새로움'과 '공정함'을 키워드로 한다. '새로운' 대종상을 위해서는 '대종이 주목하는 시선상'을 확대해 단역배우, 스턴트맨, 보조스태프 등 스타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던 영화계 숨은 공로자를 발굴한다. 더불어 사회, 교육, 문화, 스포츠 등 대한민국 각 분야 저명 인사를 홍보대사로 위촉해 함께 활동하고, '대종상 응원 챌린지' 등을 통해 대중적 관심도를 증대한다.

양윤호 집행위원장/ 대종상영화제
김용기 조직위원장/대종상영화제

'공정성'을 위해서는 집행위원회의 직간접 관여를 일체 배제하는 독립적인 심사를 보장하고, 본심 심사위원에 사회적 신망이 높은 문화예술계 인사를 참여시킨다. 또한 성별·나이·학력을 불문하고 영화를 사랑하는 국민심사단 100명을 선정해 본심과 '대종이 주목하는 시선상' 부문에 직접 투표권을 부여한다. 음악·미술·의상과 같은 특정 분야 심사의 경우 각 분야별 전문가를 별도로 심사위원으로 위촉할 예정이다.

양윤호 집행위원장은 "당연히 보셨다시피 심사 얘기가 많다, 심사만큼은 공정해야 한다"며 "첫번째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대종상 영화제 집행위 조직위원회 어느 누구도 심사에 대해서는 터치하지 않겠다, 이전에 (그런 일이 발생한 것을)몇 번 본 적 있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본 적이 있다, 너무 당연한 것을 지키겠다고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김용기 조직위원장은 "덜컹거림이 있었다, 저희끼리 반성도 많이 해서 59회부터는 내년이 60회기 때문에 제대로 반성해서 이 영화제를 제대로 만들자라는 의미에서 슬로건을 '이제 다시 영화'로 했다, 이제 다시 영화제를 제대로 하게 되는 의미가 내재돼 있다"면서 시상식의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홍보대사로 참석한 양동근, 정혜인도 각각 소감 및 각오를 밝혔다. 양동근은 대종상의 홍보 대사로서 활동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묻는 질문에 "전혀 부담감은 없다, 너무 즐겁게 참여했다"며 "육아에 힘쓰느라 문화적 행사에 참여를 못했는데 그런 후배를 긍휼히 여겨주셨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역사란 무엇인가, 영화란 무엇인가를 생각할 장으로 이끌어주셔서 감사하다, 들어보니 이렇다 저렇다 이슈들을 많이 얘기하시는데 저는 그런 건 모르겠고 앞으로 (대종상에서)수상을 할 수 있는 배우로 참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혜인은 "나는 스타 영화인이 아니다, 그렇지만 그 누구보다 영화를 사랑하고 진심인 영화인"이라며 "영화제는 배우들의 꿈이자 꿈이 실현화되는 장이라 생각한다, 대종상 영화제는 마찬가지로 저희들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장이라 생각하고, 앞으로 개혁안을 통해 대종상 영화제가 멋진 모습으로 배우들을 향해 손 흔들어주길 기대하고 있겠다"

한편 제59회 대종상영화제는 오는 11월15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최된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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