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서재, 9월 상장…KT 김영섭 선임 후 첫 계열사 IPO

한수연 2023. 9. 1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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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회 9개월 만 재도전…공모가·유통물량↓
최대주주 지니뮤직 보호예수는 반년으로 '뚝'
KT서도 동석…새 CEO의 첫 계열사 상장 '관심'
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방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한수연 기자 papyrus@

KT그룹 계열사 밀리의서재가 9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작년 수요예측 부진으로 일정을 철회한 지 9개월 만의 '상장 재수'이지만, KT로서는 김영섭 신임 대표 선임 이후 첫 계열사 기업공개(IPO)여서 시장의 이목을 끈다.

밀리의서재는 지난번보다 모집(매출)가액과 유통물량을 낮추고 구주매출은 없애는 등 공모와 관련한 각종 수치를 대부분 시장친화적으로 재산정했다. 그러나 상장 이후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물량)은 오히려 늘어나 투자자 유의가 필요해 보인다. 상장 한달 후 보호예수 해제물량이 상장주식 수의 15% 이상으로 유통가능물량이 전체의 40%를 넘고, 이마저도 석달 뒤에는 전체의 60%가 시장이 풀릴 수 있다. 

KT 새 CEO의 첫 계열사 IPO…KT 관계자도 동석

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는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KT 그룹사로서 사업 방향성을 묻자 "새 CEO(최고경영자)가 왔는데 아직 큰 변화는 없는 것 같다"면서도 "그룹에서 보다 진취적인 계획을 세우면 거기에 맞게 할 역할이 많을 것 같고, 출판시장과 상생하고 (시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서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밀리의서재는 2016년 7월 문을 연 이래 현재까지 약 15만권의 전자책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 회사다. 전자책 구독도서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오디오북, 오디오 드라마, 챗북(채팅형 독서 콘텐츠), 도슨트북과 오브제북 등 다양한 형태로 멀티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한다. 올해 7월 말 기준 누적 회원 수가 640만명, 제휴 출판사는 1900여곳이다. 

KT그룹에 편입된 건 2021년 9월 KT의 다른 계열사인 지니뮤직(지분율 38.63%)에 인수되면서다. 지배구조는 'KT→KT스튜디오지니→지니뮤직→밀리의서재'로 이어진다. KT로서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IPO다. 김영섭 신임 대표의 취임 이후 처음 이뤄지는 그룹 계열사 상장이어서다. 실제 이날 기자간담회 현장에는 이례적으로 KT 관계자들이 함께 자리했다. 

공모가를 비롯해 유통물량 등을 대거 시장친화적으로 바꾼 점도 그룹은 물론 회사의 상장 의지를 잘 보여준다. 기존 2만1500~2만5000원이던 공모가 희망범위가 2만~2만3000원으로 상·하단 모두 내려갔다. 이에 따라 공모규모는 기존 430억원에서 300억~345억원으로 하단 기준 30%가량 축소되고, 시가총액도 1622억~1866억원으로 약 13% 쪼그라든다. 공모물량 150만주 또한 구주매출 없이 전액 신주모집으로 변경했다. 상장 당일 유통가능물량도 전체의 34.83%에서 25.07%로 줄였다. 

상장이 임박하며 실적도 개선했다. 지난해 매출이 458억원으로 전년(289억원)보다 59%가량 급증한 가운데 같은 기간 영업이익 또한 145억원 적자에서 42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260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을 찍었다. 

상장 석달 후 60% 물량 출회 가능성

이처럼 '두번째 도전'으로 몸값과 물량을 다 낮춘 밀리의서재가 오버행을 확대한 것은 다소 의아한 부분이다. 최대주주인 지니뮤직의 지분율 31.27%에 대한 의무보유 기간부터가 기존 18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됐다. 상장 반년 만에 대규모 매도물량이 시장이 출회돼 주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다. 

이에 앞서 HB유망서비스산업투자조합, KB코넥스활성화투자조합 등 FI(재무적투자자) 주주들의 보호예수 물량(전체의 34.37%)은 상장 석달 내에 해제된다. 상장 당일 유통물량(25.07%)과 합치면 전체 상장주식의 무려 59.44%가 상장 석달 만에 시장에 풀릴 수 있는 셈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회사가 증권신고서에서도 "투자자는 유의하기 바란다"고 기재했다.  

서영택 대표는 다만 "최대주주인 지니뮤직까지 오버행으로 (주식을 매도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편견이라고 생각한다"며 "(전체의) 40%에 가까운 기관투자자 지분이 출회될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도 회사를 좋게 보고 있기 때문에 (당장 물량을 던지지는)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버행은 어느 기업에나 있지만 밀리의서재는 상대적으로 오버행이 적은 기업"이라며 "해외 투자자를 중심으로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수요를 열심히 찾겠다"고 전했다. 

밀리의서재는 이번 공모로 유치한 자금으로 구독 가능 전자책 수를 확대하고 요약본이나 완독본, 인공지능(AI)을 통한 낭독 형태의 오디오북 콘텐츠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출간 플랫폼 출시 등 출간사업 진출도 꾀한다. 지난 5월 이미 작가와 출판사가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출간 플랫폼인 '밀리 로드' 베타 버전을 열었고, 연내 로맨스 웹소설 중심의 장르 플랫폼 개설을 예정했다. 연말까지 60명 이상의 작가를 확보할 계획이다.

서 대표는 "상장 이후 오리지널 IP 확보부터 작가-독자 상호 소통 가능한 출간 플랫폼 운영과 장르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해 다양한 독서 니즈를 충족하는 국내 대표 참여형 IP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올해 매출 600억원, 내년 800억원을 가이던스로 제시했다. 

한편 밀리의서재는 지난 7일부터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13일까지 수요예측을 마친 후 공모가를 확정해 18일부터 19일까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실시한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오는 27일이다. 

한수연 (papyru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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