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다시 돌려달라”…인천 월미도 미군 폭격 사건 희생자 위령제 추모식
“전쟁으로 빼앗긴 고향을 이제는 다시 돌려 주십시오.”
한인덕 월미도 원주민 귀향대책위원장의 목소리에 울음이 가득하다. 한 위원장은 12일 인천 중구 월미공원 제물포마당에서 열린 ‘인천상륙작전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추모 및 귀향염원행사’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난 희생자들과 언제나 돌아갈 고향만을 그리워 하는 고령의 동료들만 남았다”며 “빌려간 고향을 되돌려 달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인천상륙작전 73주년을 앞두고 월미도 미군 폭격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희생자 20여명이 희생자에 대한 추모와 귀향을 염원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민의힘 배준영 국회의원(인천 중·강화·옹진)과 김정헌 중구청장, 임관만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국힘·중구1)을 비롯해 한국전쟁의 인천·강화·김포지역 민간인 희생자 단체도 함께 했다.
월미도 원주민들의 귀향 염원을 담은 식전 공연 ‘내고향 월미도’를 선보이고, 추모 묵념과 헌화식 등이 이어졌다. 원주민들은 귀향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제기하기 위해 행사 명칭을 ‘귀향 염원 행사’로 했다.
한 위원장은 “보상이나 지원을 원하는 것이 아닌, 고향으로 돌아가는 게 제1순위”라며 “인천상륙작전의 역사적 의미를 폄훼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다”고 덧붙였다.
배 의원은 “대한민국이 발전을 거듭해 오면서 이면에는 전쟁으로 인한 상처를 품은 사람들이 많다”며 “살던 집과 터전을 잃은 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고 했다. 이어 “이번 행사를 통해 정의를 바로 세우고, 평화를 이뤄낼 수 있도록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2008년 인천상륙작전을 위한 미군의 폭격으로 월미도에 살던 민간인들의 집단 희생이 이뤄졌다고 결정했다.
김지혜 기자 kjh@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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