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운하가 말랐다…美동부 수출 물류비 급등

김희수 기자(heat@mk.co.kr) 2023. 9. 1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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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운하 운영 가툰 호수 담수 필요
가툰 호수 수위 평년 대비 7% 낮아
파나마운하청 운하 통행량 제한
지난 10일(현지시간) 파나마운하 인근에서 선박들이 통행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AFP>
매주 미국 동부 뉴욕·뉴저지항으로 컨테이너를 통해 수출을 하는 A기업은 최근 해상 운임 추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주 동부행 해운 운임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치솟았다가 안정됐지만 지난 4월부터 다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나마운하 가뭄이 가장 큰 원인이다.

12일 파나마운하청에 따르면 지난 10일 가툰 호수의 수위는 79.65피트(ft)로 최근 5개년 9월달 평균(85.5ft) 대비 6.8% 낮았다. 이 때문에 파나마운하 운영에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파나마운하는 가툰 호수의 물을 이용해 배를 이동시킨다. 배가 진입하면 갑문을 닫고 담수를 빼거나 채워 다음 갑문과의 수위를 맞춘다. 이렇게 해야 선박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다. 파나마운하는 각기 고도가 다른 총 6개 갑문으로 이뤄져 있다.

가뭄이 계속되자 파나마운하청은 운하를 오가는 물동량을 줄였다. 지난 7월부터 일평균 통행 대수를 기존 36대 내외에서 32대로 줄였다. 또 지난 6월부터는 선박의 흘수를 기존(50ft)보다 낮은 44ft로 제한하고 있다. 흘수는 선박이 떠 있을 때 선체가 물 속에 가라앉는 깊이를 말한다. 배는 화물이 무거울수록 더 깊게 가라앉으므로 흘수 제한 시 선적량을 줄여야 한다.

파나마운하를 대체할 해상운송 경로는 매우 제한적이다. 운송 기일이 한달가량 늘어나기 때문이다. 태평양에서 미주 동부로 이동하는 항로에서 파나마운하 외 고려가능한 대안은 마젤란 해협을 통과하는 항로다. 하지만 마젤란 해협은 남아메리카 남단에 위치해 아메리카 대륙 중부에 있는 파나마운하 대비 절대적인 거리가 멀다. 선박 속도를 10노트 가정 시 마젤란해협 통과시 파나마운하보다 약 33일이 더 소요된다.

파나마운하 가뭄으로 중국 상하이발 미주 동부행 해운 운임은 지난 8일 기준 1FEU당 286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 마지막주(2010달러) 대비 43% 상승한 값이다. FEU는 40ft 컨테이너 1개를 의미한다.

특히 내년에는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파나마는 12월부터 4월까지 건기가 이어진다. 이에 가툰 호수의 수위 역시 매년 4~5월이 가장 낮다. 당장 올해 말까지 가툰 호수의 수위가 오르더라도 전반적인 가뭄이 지속될 시 내년 4~5월에는 물류 적체가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파나마정부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파나마운하 수자원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아직 문서상 계획도 완료되지 않아 준공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다만 최근 파나마운하 가뭄 위기의 충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국 경기 둔화로 미국 유통업체들이 재고 줄이기에 나서 파나마운하 물동량 자체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미국 백화점인 노드스트롬의 재고는 지난 6월 기준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재고 감소가 신규 발주로 연결돼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모습이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제약이 가해졌던 파나마운하 통행이 최근들어서 소폭 개선됐다”며 “중국에서 미국으로의 소비재 수출 물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수입량 둔화는 내년 중반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전망도 있어 가뭄이 더 심각해지지 않는다면 파나마운하 리스크는 완화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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