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상 자제 권고에도…흔들리는 '장바구니 물가'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가격 동결과 인상 사이 기로에서 식품·외식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지속 권고하고 있지만, 원부자재 비용과 인건비 상승으로 결국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정부 기조에 공감한다면서도 가격 동결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편의점에 납품하는 '나100% 우유' 1L 제품 가격을 다음달 1일부터 기존 3050원에서 3200원으로 인상한다. 인상률은 4.9% 수준이다. 200ml 제품은 1100원에서 1200원으로 9.1%, 1.8L 제품은 5550원에서 6200원으로 11.7% 오를 예정이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원유 가격이 결정되는 8월이 되기도 전, 유업체 10여곳을 불러 "유제품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원유 가격이 L당 88원 인상된 후에도 서울우유는 대형할인점에 납품하는 흰우유 1L 제품 출고가를 3% 수준으로 최소화해, 소비자가격을 2980원에 맞췄다. 정부 권고를 받아들여 3000원을 넘지 않도록 인상폭을 조정한 것이다.
다만 편의점은 비교적 높은 인상폭이 결정됐다. 편의점 대부분이 가맹점으로 운영되고 있어, 가맹점주 수익이 가격 책정의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10월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서울우유 흰우유 1L는 3200원으로 4.9%, 가공유는 300ml 기준 1800원에서 2000원으로 11.1%, 요거트 '비요트'는 1800원에서 2300원으로 27.8% 오르게 됐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시기 등을 검토 중에 있다.
편의점 관계자는 "대형할인점과 달리 편의점은 대부분 가맹점으로, 원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제품 가격을 유지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주에게 돌아간다"며 "원가 상승분과 물류 시스템, 인건비 등을 전체적인 수익 구조를 고려해 결정된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 50~100원가량 가격 인하를 단행했던 라면업계는 '비싼 신제품'으로 인하분을 메꾸고 있다는 '꼼수 인상'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출시한 매운라면 제품들이 기존 제품 대비 50%가량 비싼 1500원대에 형상됐기 때문이다. 정부의 무리한 가격 인하 권고가 결국 다른 방식으로 라면 가격을 올리게 됐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농심이 지난달 14일 한정판으로 출시한 '신라면 더 레드'는 1500원으로 기존 신라면(950원) 대비 58%가량 비싸다. 오뚜기가 '열라면'에 마늘과 후추맛을 더해 출시한 '마열라면', 삼양식품이 론칭한 매운 국물라면 브랜드 '맵탱' 역시 편의점 기준 봉지당 1500원으로 형성됐다.
이에 대해 라면 업계 측은 '꼼수 인상은 오해'라는 입장이다. 한 라면업체 관계자는 "기존 제품을 비싸게 내놓은 것이 아닌 스프 내용물과 스프 개수까지 완전히 다른 신제품"이라며 "매운 라면 트렌트를 반영해 프리미엄 급 제품을 새로 출시한 것으로, 앞서 단행한 가격 인하와는 별개"라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가격 인하 권고가 기업 입장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3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외식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5.3%, 가공식품은 6.3%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물가 상승률인 3.4%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앞서 6~7월 일부 식품업체들이 정부 권고에 따라 가격 동결 및 인하를 단행했지만, 물가 상승률에 반영되거나 서민이 체감할 만큼의 유의미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는 지난 8일에도 CJ제일제당, 오뚜기, SPC, 교촌에프엔비 등 22곳의 식품외식 기업들을 불러모아 업계 현황을 청취하고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기업의 원가 부담 완화를 위해 필요시 할당 관세 품목을 확대하고, 기업 경쟁력을 저해하거나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는 규제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정부의 물가 안정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인상 자체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원재료 가격뿐만 아니라 가스비와 전기세, 인건비 등 정부가 관여하는 제반 비용이 전부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23년 2분기 외식산업 인사이트 리포트'를 보면, 국내 외식업체 13.9%가 '향후 메뉴 가격 인상 의향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식자재 가격만큼이나 가스비와 전기세, 인건비 상승률이 상품·메뉴 가격 상승률을 추월한 상태"라며 "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기업의 입장을 전달하고 정부의 의견도 전달받았다. 기업의 어려움을 어떻게 타개할 것이냐는 앞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환승연애2' 김지수, 핑크색 튜브톱으로 몸매 노출…볼륨이 '어마어마' - 스포츠한국
- [인터뷰] '콘크리트 유토피아' 박서준, 12년차 배우의 진일보한 성장 - 스포츠한국
- 브브걸 유나, 시원하게 드러낸 볼륨 몸매 '해변의 여신' - 스포츠한국
- 치어리더 서현숙, 여리여리한데 글래머…"비키니 질린다" - 스포츠한국
- 진격의 KIA 이끈다… '대타 만루포' 최형우, 해결사란 이런 것[스한 스틸컷] - 스포츠한국
- 'E컵 여신' 홍영기, 밀착 크롭톱 입고…볼륨 대방출 - 스포츠한국
- 서동주, 아슬아슬 쇄골 다 드러난 핑크 튜브톱…아무나 소화 못해 - 스포츠한국
- 홍수현, 결혼하더니 과감…빨간 수영복 입고 '여유' - 스포츠한국
- ‘1610일만에 매진’ 창원 NC파크, NC가 DH2는 롯데 잡았다[창원에서] - 스포츠한국
- 이다혜, 과즙미와 섹시미 넘나든 여친룩…트임 스커트 '뇌쇄적' - 스포츠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