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배당 감축설’에 주주들 ‘술렁’…전문가 의견 분분

김수정 기자 2023. 9. 1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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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KT 대표·김영진 재무실장 발언에 ‘배당 감축 가능성’ 제기
하나증권은 투자의견 ‘중립’ 하향 조정…대신증권은 ‘매수’ 유지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7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장 공백’ 사태 5개월여를 딛고 새 대표 체제를 갖춘 KT에서 ‘배당 감축설’이 제기돼 일부 주주들이 술렁이며 주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실제 시장에서 감축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KT 배당 감축 논란은 김영섭 KT 대표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앞으로 써야 할 돈을 지금 환원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촉발됐다.

김영진 재무실장도 “배당성향 50% 이상의 주주환원 정책은 사실상 지난해 말 끝났다”며 “신임 이사회 승인을 거쳐 적절한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단언해 배당 감축설에 힘이 실렸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함께 고배당 통신주로 꼽히던 KT가 배당 정책 변화를 예고하면서 불확실성이 생기자, 주가도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날 오후 4시18분 현재 KT는 전 거래일 대비 400원(-1.28%) 떨어진 3만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하나증권은 지난 11일 KT 목표주가를 기존 4만원에서 3만3천원으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받아들여진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경영진이 경영·배당정책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는데 장기 KT 체질 개선에 도움이 될진 몰라도 주주 성격이 변화함에 따른 단기 주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주가가 2만5천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장기 성장성을 추구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면서도 “투자자들은 장기 성장성 추구에 환호하기보다는 당장 배당 감축 가능성에 걱정을 표할 가능성이 높아 단기적 악재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단기 주가 하락 위험이 커지는 시점이므로 연말까지는 주가 하락 리스크 회피에 치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대신증권은 이날 KT에 대해 목표주가 4만4천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KT 실적이 꾸준히 개선될 수 있고, 배당 정책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을 낮다고 봤기 때문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KT의 올 2분기 영업이익(OP)은 5천800억원으로, 시장 기대 수준을 크게 상회한다. 올 7월 5G 보급률은 37개월 연속 1위를 기록했고, 5G 점유율 역시 30.2%로 무선 전체 점유율 26.8%를 크게 웃돌았다. IPTV 및 인터넷 가입자와 IDC 사업 매출 점유율도 1위를 달리고 있다.

김 연구원은 “(이번 배당정책 변화는) 현재 새로운 CEO가 선임돼서가 아닌, 직전 배당정책의 유효기간이 종료됐기 때문”이라며 “내부 조직 정비와 인사가 마무리되면 올 3분기 실적시즌 전후가 향후 로드맵 및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할 적기”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KT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이 없고, 6G 이전까지 대규모 자본적 지출(CAPEX)에 대한 계획도 없으며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최근까지 보여줬던 배당 정책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또 다른 통신업계 전문 연구원 역시 KT의 배당 성향이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김영진 재무실장은 사실을 이야기한 것 뿐”이라며 “배당 성향 50% 이상의 주주환원 정책은 애초부터 3년짜리 정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KT의 실적 개선 속도가 둔화되긴 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성장 중이고 대규모 자본적 지출 계획도 없어 배당 성향이 줄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재 괜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분위기여서 주가가 많이 하락했는데, 과도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수정 기자 ks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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