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g에 30억원..'이 물질'로 병원균 막겠다는 '팔라디바이오텍'

이유미 기자 2023. 9. 1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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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봉관 팔라디바이오텍 대표/사진제공=팔라디바이오텍

'1g에 30억원'. 팔라디바이오텍(대표 한봉관)은 다이아몬드보다 비싼 '이 물질'의 대중화에 도전장을 낸 바이오 벤처다. 초고가 연구 소재로만 쓰이던 것을 양산해 가격을 낮추고, B2B(기업 간 거래) 및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소비재로 공급한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항생제 내성 슈퍼 박테리아 치료제'와 '다중약재 내성 암 치료제' 등의 신약 개발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물질'은 바로 꿈의 항균 소재로 불리는 '항균 펩타이드'다. 천연 물질로 인간을 비롯한 다양한 생물체 내에서 극소량 생산된다. 현재 널리 쓰이는 은·은나노 항균 소재가 가진 인체 독성과 인체 축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한봉관 팔라디바이오텍 대표의 설명이다.

"슈퍼 박테리아를 비롯한 병원균 감염은 병원 및 요양원의 중환자와 어르신들에게 사망까지 이르게 하는 치명적 결과를 초래하죠."

한 대표는 "현재 병원균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은·은나노 항균 코팅 소재가 주로 쓰이지만, 이는 아지리아나 알츠하이머, 심장병 등의 질병 발생 인자가 될 수 있다"며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콜로이달 은의 사용을 금지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체 독성 및 축적 문제를 해결한 새로운 차세대 항균 소재 개발을 위해 창업에 나선 것"이라며 "아직 누구도 성공하지 못한 '항균 펩타이드 대량 상용화'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글로벌 시장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항균 펩타이드는 현재 초고가의 생산 비용으로 소량의 시약만으로 판매되고 있다. 시그마 사의 경우 1g당 30억원, 유로젠텍은 6억원, 아나스펙은 4억5000만원으로 거래된다. 팔라디바이오텍은 1g당 생산 비용을 200만원 내외로 낮춰 가격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각오다. 자체 개발한 항균펩타이드 생산 기술 'CARAMP'(Carry And Release of AntiMicrobial Peptide)를 활용하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CARAMP는 재조합 유전자 기술 기반의 인공 단백질 엔지니어링을 사용하는 항균펩타이드 생산 기술"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사용하는 항균 펩타이드의 주요 생산법인 화학 합성법과 달리 생산 비용을 낮춰 대량 항균 펩타이드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분야 권위자인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대 로버트 행콕 교수도 이 같은 기술에 크게 호응한 적 있다"며 "대량 상용화에 확신을 가지고 추진하는 이유"라고 했다.

이 회사는 항균 펩타이드 코팅 기술 PPCT(Palade Peptide Coating Technology)을 응용해 천연 항균 코팅 기술도 확보했다. 플라스틱과 실리콘, 금속, 목재 등 다양한 재질 표면에 항균 펩타이드를 입힐 수 있는 기술이다. 항균 펩타이드 물질을 생산해 글로벌 제약사 등에 주문자 맞춤형으로 공급하는 동시에 가정용 제품으로도 공급하기 위한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항균 칫솔·의료기구 등 헬스케어 제품 외에 관상용 식물과 과일 부패 방지 소재 등으로도 응용할 수 있다.

한봉관 팔라디바이오텍 대표는 서울대학교 학사 및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사를 거쳐 Texas(텍사스) A&M 생화학과에서 올해 최고의 박사학생상을 수상한 바 있다. 생의학 연구소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와 '스크립스 연구소', 코넬대학교의 '와일 세포분자생물학 연구소' 등도 거쳤다.

그는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에서 현대 세포생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지 팔라디'와 교류했다"며 "그를 비롯해 노벨상 수상자인 '랜디 세크만'과 '군터 블로벨' 등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최고의 세포생물학자들로부터 큰 영감을 받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바이오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는 결심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유미 기자 you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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