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장관 사의, 尹 이르면 13일 새 장관 지명할 듯

야권으로부터 탄핵 압박을 받아온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12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장관 사표를 수리하고 이르면 13일께 후임 장관을 지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장관은 이날 언론과 통화에서 “안보 공백만큼은 막기 위해 깊은 고민을 했다”며 “먼저 사의를 표명하지 않으면 정부가 엄청난 부담이 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선 “본질과 다르게 사안이 전개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이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들었다”면서 “최근 정치권서 탄핵 얘기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장관으로서 안보 공백 사태를 우려해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 장관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추진 논의 등과 관련해 만약의 사태가 발생하면 업무 정지 등 안보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을 고려해 거취를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권 일각에서 ‘자진 사퇴론’이 거론된 것도 이 장관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한 수사 과정에서의 ‘외압’ 의혹과 육사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 등으로 국회에서 질타당한 바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국방부 장관 탄핵은 국민의 명령”이라며 “이 장관을 탄핵하겠다”고 밝혔다. 국회법상 장관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장관 직무가 정지되며,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장관은 사퇴하거나 해임될 수 없어 후임 교체도 어려워질 수 있다.

민주당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지상규명과 책임자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해임이 아니라, 본인이 사의표명해서 단순한 교체로 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후임 장관으로는 국회 국방위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출신 신 의원은 수도방위사령관과 합참 차장 등을 지내고 21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