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대북송금' 검찰 조서 부동의…법정서도 입장 번복

이화영 의견서 제출 "검찰 조서 임의성 부인"
"이재명에 쌍방울 대북송금 보고" 부인 취지
檢 "민주당 도의원 변호사 선임…기록 검토했는지 의심"

경기도 제공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의혹 재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대북송금 내용을 보고했다고 진술한 검찰 조서를 부인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새 변호인으로 민주당 경기도의원이 선임된 이후 진술이 또다시 바뀌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12일 열린 쌍방울 뇌물·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 46차 공판에서 재판부가 "이화영 피고인이 검찰 피의자신문 조서에 대한 임의성(자발성)을 부인하는 취지로 의견서를 제출했는데 맞나"라고 묻자,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 김광민 변호사는 "맞다"고 동의했다.

앞서 지난 6월 검찰 조사에서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이 방북을 위해 대납하기로 한 사실을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대북송금과의 연관성을 부인하던 이 전 부지사가 처음으로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검찰도 이같은 진술 조서를 재판부에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 재출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하지만 이 전 부지사는 지난 7일 돌연 자필 입장문을 통해 "검찰로부터 압박을 받아 한 허위진술"이었다며 또다시 입장을 번복했다. 이 전 부지사는 "저 이화영이 이재명 대표와 관련해 검찰에서 진술한 신문조서는 임의성이 없는 상태에서 진술한 것으로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어 이날 재판에서도 임의성을 부인하는 취지의 의견서를 낸 사실에 동의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자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재차 입장을 바꿔 조서를 부동의 한 것에 이달 초 새롭게 선임된 김광민 변호사의 영향이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을 제기했다. 검찰은 "이화영 피고인의 새로 선임된 변호인(김 변호사)은 현직 민주당 도의원"이라며 "과연 기록 검토가 된 상태에서 나온 의견인지 궁금하다"라고 했다.

검찰은 "기존 사건을 맡고 있던 국선변호인들도 기록을 검토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선임되자마자 그걸 다 검토하는 게 가능한가"라며 "굉장히 중요한 분의 조사를 앞두고 있으니까 부랴부랴 이런 의견을 낸 것은 아닌지 의심이 많이 든다"고 꼬집었다.

김광민 변호사 역시 "급박하게 증거인부서를 제출한 이유는 검찰 요청 때문이었다"며 받아쳤다. 김 변호사는 "검찰에서 연락이 와서 재판부에 빨리 의견을 제출해달라고 했다"며 "현직 변호인의 신분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는 것도 피고인에 대한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후 김 변호사는 다른 재판이 예정돼 있다며 법정에서 나갔다.

양측이 대립한 가운데, 재판부는 "피고인이 최종적으로 서증조사를 할 때까지 증거의견이 변동될 수 있다"며 이 전 부지사의 의견서 채택을 보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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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성욱 기자 w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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