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생성형 AI로 디지털전환 골든타임 잡는다

김나인 2023. 9. 1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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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미디어 향방 논의
2025년까지 영상 구현기술 구축
AI·디지털 인재 1500여명 양성
우리나라 미디어분야 기술 격차. 과기정통부 제공
방송과 OTT 분야의 미디어·콘텐츠 워크플로우 변화. 과기정통부 제공
과기정통부 제공.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미디어에도 생성형 AI(인공지능)발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미디어 기획부터 제작·마케팅·유통까지 전 단계를 아우르는 생성형 AI 도입 청사진을 만들었다. NIPA(정보통신산업진흥원)가 총괄하고 전문기업, 학계 등이 참여하는 'AI·디지털 미디어 협의체(가칭)'를 가동해 디지털 전환 수준이 글로벌에 비해 낮은 K-OTT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혁신기술로 무장한 '한국형 넷플릭스'가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2일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주재로 제16차 정보통신전략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AI와 디지털 기반 미래 미디어 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정부는 작업절차별 AI 접목과 디지털 전환, 인재 양성, 미디어·콘텐츠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3대 정책과제로 추진한다.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 마케팅·유통까지 전 단계에 AI를 접목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AI 활용 분야가 창작 영역까지 확대되면서 생성형 AI가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해 콘텐츠를 제작한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챗GPT가 작가처럼 영화 각본에 대한 스토리 아이디어를 내고 카메라, 배우 위치, 조명 활용, 캐릭터 활용까지 제시하는 감독 역할을 하는 식이다. 미국 퓨처리 미디어의 경우 인터넷에서 정보를 수집해 방송 대본을 자동으로 생성한 후 AI DJ 보이스가 방송을 진행하기도 한다. 생성형 AI와 디지털 휴먼을 이용해 제작과정을 효율화함으로써 특히 버추얼 프로덕션은 제작비용을 3분의 1, 제작시간은 10분의 1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는 이런 흐름에 맞춰 오는 2025년까지 생성형 AI를 활용해 스토리, 프롬프트, 영상을 구현하는 기술적 기반을 갖춘다는 목표다. 우선 내년부터 실사 촬영본에 대한 특수 효과를 자동 생성하는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제작 분야에서는 글로벌 기업 위주로 이용하는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를 확장하기 위해 내년에 60억원을 들여 중대형 스튜디오를 구축한다. 우리나라 명소나 자연을 LED 월로 구현하는 배경영상을 제작하고 디지털 휴먼 콘텐츠 제작을 지원한다.

OTT와 콘텐츠의 해외 진출이 절실한 상황에서 번역이나 자막, 더빙에도 AI 접목을 확대해 비용 절감을 돕는다. 오는 2025년부터 자동 자막과 더빙 이용을 지원하고, 학습용 데이터를 구축해 정확성을 높일 계획이다.

AI 기반 데이터 분석 결과도 마케팅에 활용한다. 넷플릭스의 경우 모든 가입자의 시청기록과 선호분야 데이터를 2000여개 유형으로 구분하고, 콘텐츠를 약 8만개로 세분해 영상 콘텐츠를 추천한다. 반면 국내 OTT는 이용자가 넷플릭스의 100분의 2 수준에 불과해 데이터 품질이 다양하지 못한 실정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데이터 결합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전략이다. '누누티비' 같은 콘텐츠 불법유통도 자동 탐지·차단 기술로 막는다.

이와 함께 '미디어 DX 아카데미'를 신설해 3년간 1500여명의 AI·디지털 미디어 인재를 양성한다. 기술개발부터 투자유치, 제작, 해외진출까지 통합 지원하는 플래그십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내년에는 개별 지원사업 연계 방식으로 시범 실시하고, 2025년부터 대형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가 미디어·콘텐츠 산업 지원에 나서는 이유는 앞으로 수년이 우리나라 미디어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K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지만 국내 OTT의 실정은 열악하다. 특히 AI 접목과 디지털 전환 수준이 글로벌에 비해 낮다. 미국과 비교해 AI 접목 기술 수준은 89.1%로, 기술 격차가 1.3년에 달한다. 디지털 콘텐츠도 미국 대비 87.7%에 머무른다. ICT 인력의 경우 넷플릭스는 3554명에 달하지만, 국내 OTT 티빙은 71명에 불과하다. 특히 늘어난 제작비로 인해 적자가 심화돼 AI 등에 투자할 여력이 부족하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향후 수년 간이 국내 미디어와 콘텐츠 산업의 골든타임인 만큼 혁신을 통해 아시아, 나아가서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AI 접목과 디지털 전환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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