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상하이 황푸강에 ‘Z플립5’ 띄웠다···‘아이폰 금지령’ 비집고 중국시장 조준
지난 8일(현지시간) 밤 중국 상하이 중심을 가로지르는 황푸강 수면에 독특한 형상의 선박이 등장했다. 물살을 가르며 나타난 선체는 바닥이 평평한 일반 바지선과 비슷했다. 특이점은 삼성전자 최신 플더블폰 ‘갤럭시 Z플립5’를 엎어 놓은 형태의 조형물을 지붕처럼 갑판 위에 얹은 것이었다. 삼성전자는 이 선박이 황푸강에서 약 20㎞ 구간을 오가며 상하이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원조 폴더블폰을 앞세워 점유율이 1%대로 추락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문을 다시 두드리고 있다. 때마침 중국 정부가 전면적인 ‘아이폰 금지령’을 내린 틈을 타 현지에서 최대 소비시장으로 꼽히는 상하이를 거점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오는 13일 애플의 ‘아이폰15’ 출시를 앞두고 삼성전자가 저조한 중국 실적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3월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각각 0.6~1.1%에 그쳤다. 중국 내수 부진으로 전자기기 수요 자체가 맥을 못 춘 점도 한몫했다.
삼성전자는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무기로 폴더블폰을 꺼냈다. 중국 폴더블폰 시장의 성장세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가파르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중국 내 폴더블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7% 늘어난 108만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폴더블폰 판매 증가율(64%)의 2배에 육박한다. 지난달 11일 중국에서 Z플립5와 Z폴드5를 출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작 대비 (중국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 수준인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시장에서만큼은 올해 1분기 기준 26%의 점유율을 기록해 화웨이(27%)·오포(27%) 등 중국 토종 브랜드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폴더블폰을 가장 먼저 시장에 내놓은 ‘선두 프리미엄’을 어느 정도 누리고 있는 셈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사장은 지난 7월 “중국 시장에 맞는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이 중국에서 맞은 악재도 삼성전자에게 기회다. 이달 초 중국 정부는 국영기업·공공기관 직원들에게 아이폰을 직장에 가져오지 말라며 ‘아이폰 금지령’을 내렸다. 화웨이 등 중국 정보기술(IT)업체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이고 있는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가 ‘외산 스마트폰’ 전반에 영향을 끼치겠지만 중국에서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작은 삼성전자가 받게 될 타격은 아이폰에 비해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포·화웨이·아너 등 현지 브랜드와의 경쟁은 큰 변수다. 아너는 지난달 출시한 폴더블폰 ‘매직 V2’가 Z폴드5에 비해 두께보다 얇다는 점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선두주자이고 시장을 선점한 건 맞지만 실제로 중국산 폴더블폰도 삼성전자에 필적할만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중국 폴더블폰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고성장에 따른 파이를 삼성전자도 나눠 먹는 형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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