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버린 꽁초, 요리중 가스불 … 작년 화재로 1.2조 피해
행안부·금융위·소방청부터
12개 손해보험사까지 참여
안전문화·화재예방 '투트랙'
전통시장 점포에 소화기 배포
아파트 등 주택엔 안전 스티커
인명·환경피해 큰 산불 대응
산불 진화장비 설치하기로
"전체 화재 원인의 49%가 '부주의'로 일어납니다.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나 음식물 조리 중 불이 옮겨붙는 경우죠. 이런 부주의 때문에 작년에만 74명이 목숨을 잃었고 1600억원이 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작년 총 화재 피해금액은 1조2000억원이 넘습니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소중한 인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습니다."
매년 이맘때면 전국에서 안타까운 화재 소식이 들린다. 작은 불씨 하나가 대대손손 가꿔온 삼림 전체를 태우기도 하고, 전통시장과 주택 등에서도 심심찮게 화재가 발생한다. 이런 재난의 상당수는 안전의식 부족에서 발생하는 만큼, 전 국민의 '재난 예방 정신 무장'이 필요한 때다.
한국화재보험협회는 이달부터 화재 등 재난예방 및 안전문화 확산 캠페인을 시작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정신으로 전통시장과 주택 화재, 산불 예방을 위한 대대적인 홍보와 안전교육을 펼칠 예정이다.
강영구 한국화재보험협회 이사장은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려면 사회 시스템 구축은 물론 범사회적으로 국민들의 안전의식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행정안전부와 금융위원회, 소방청, 금융감독원, 12개 손해보험회사, 화재보험협회까지 힘을 합쳐 이번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캠페인은 '안전문화 확산 사업'과 '중점시설 화재 예방 사업' 투트랙으로 진행된다. 화보협회는 대국민 안전의식 고취를 위해 포스터와 스티커 등 홍보물을 제작했다. 특수건물 중 화재 위험이 높은 업종을 선정해 포스터로 홍보하고,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는 화재 예방 스티커를 배포한다. 국가화재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화재 4만113건 중에서 9997건이 주택에서 발생했다. 4건 중 1건꼴이다. 주택 화재를 꼭 예방해야 하는 이유는 다른 곳에 비해 인명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작년 한 해에만 주택 화재로 20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부상자까지 총 1128명의 인명 피해가 났다.
산불 화재는 천문학적 재산 피해를 부른다. 인접 주택으로 번져 인명 피해를 내는 것은 물론 산에 사는 동식물에게도 치명적 피해를 입힌다. 최근 몇 년 새 동해안과 강릉, 충남 등 잇단 산불로 산림이 훼손되고 다수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바 있다. 강 이사장은 "산불 예방 활동은 생태계 유지와 생물다양성 보호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면서 "초기 진화가 가장 중요한 만큼 인접 주택가의 화목보일러실 등 화재 위험 장소에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산불진화장비를 설치하는 등 철저한 준비를 하겠다"고 전했다.
전통시장 개별 점포를 돌며 소화기를 배포하고, 안전디자인 벽화 그리기 사업도 지원할 예정이다. 화보협회가 전통시장 화재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전국 1500개 시장 점포 18만곳 중 절반가량이 소화기가 불량이거나 아예 비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협업해 10월까지 각 점포에 소화기를 전달할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전통시장은 골목이 많고 구조가 복잡하다 보니 화재나 비상사태 발생 시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몰라 초기 대응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면서 "특정 색상을 도색하거나 캐릭터를 그려서 소화기 설치 위치를 알리는 등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문화 콘텐츠 제작에도 공을 들인다. 이번 캠페인에서는 국가화재통계 데이터를 활용해 화재 원인을 알려주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조치를 담은 '안전영상'을 만든다. 이 안전영상은 행안부와 소방청, 협회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홍보할 계획이다.
강 이사장은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는 부주의한 행동을 미리 피하고, 평소에 초기 진화를 위한 준비를 해두면 피해를 확 줄일 수 있다. 이번 캠페인으로 국민 안전의식이 고취되어 화재 발생률이 감소하고,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막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요 손보사들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다양한 안전문화 캠페인을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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